작년보다 103%↑ 4월 86만대 판매…2011년 동일본대지진 후 전략 바꿔
반도체 등 부품 최대 4개월치 확보…전세계 대부분 공장 정상 조업 가능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역대 4월 월간 판매 중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최근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주요 자동차 업체 실적이 좋아지고 있지만 그중 도요타의 실적이 가장 두드러진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도요타는 4월 판매량이 85만9448대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42만3302대였던 지난해 4월보다 103% 늘어났다.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개월 연속 판매량 증가를 이어갔다. 앞서 3월에는 98만2912대를 팔며 월간 판매로는 1937년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이에 힘입어 1∼4월 판매량은 331만957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4% 실적을 늘렸다.
도요타가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미국 캐나다 체코의 공장에서만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중단과 감산을 겪었을 뿐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대부분 지역의 공장에서 정상 조업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내 공장은 현지 반도체 업체 르네사스의 3월 공장 화재 영향으로 6월 중 공장 두 곳의 생산 중단을 계획하고 있는 게 전부다.
도요타는 과거에는 부품이 필요할 때마다 주문해 공급받았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후 전략을 바꿨다. 이전에는 도요타가 부품 재고를 떠안을 필요가 없어 효율적인 관리방식으로 통했지만 동일본 대지진으로 도요타 공장과 부품사 생산이 모두 멈춘 걸 계기로 적어도 수개월 치의 생산을 위한 물량을 미리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부품마다 1∼4개월씩 재고를 넉넉히 갖추는 조달체계를 도입했고 부품 협력업체들과 중장기 생산 계획을 자세하게 공유하고 있다. 부품사들은 재고를 떠안을지 모르는 부담을 딛고 안정적으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자동차업계는 이를 도요타가 반도체 보릿고개를 넘는 비결로 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 수요가 회복된 가운데 특히 중국에서 타사 대비 좋은 성과를 거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도요타는 미국에서 1∼4월 84만2377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45.1% 늘렸고 중국에선 63만3849대를 팔아 53.2% 늘리는 데 성공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은 판매량을 미국에서 41.8% 늘렸지만 중국에선 독일 및 일본계, 현지 업체 경쟁에서 밀리며 5.5%에 그쳤다. 도요타의 중국 판매량은 2019년부터 일본 판매량을 역전하며 도요타의 주요 시장 실적 중 미국에 이어 두 번째 규모로 올라섰다.
닛산 혼다 등 일본의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큰 폭의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닛산은 전 세계에서 4월 35만8656대를 팔아 지난해 4월보다 판매량을 65.1% 늘렸다. 판매량 대신 생산량을 밝히는 혼다 또한 전 세계에서 4월에 41만4532대를 생산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8%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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