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해서 핵심기능과 비핵심 기능을 분리하는 등 혁신방안을 공개했다.
국토교통부는 7일 ‘국민신뢰 회복을 위한 한국토지주택공사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3개월간 관계부처와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LH 혁신 TF’를 운영해 혁신방안을 검토했고, 두 차례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당정협의를 거쳐 방안을 확정했다.
국토부는 “LH의 구조적 문제 개선과 함께, LH의 조직 DNA를 현재의 부동산 개발 위주에서 벗어나 주거복지 서비스 전문기관으로 탈바꿈하는 한편, 2·4대책 등 주택공급은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조직역량을 유지하도록 한다는 원칙하에 혁신안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혁신방안에는 투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통제장치를 구축하고, 전관예우·갑질 등 고질적 병폐를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또 독점적 권한을 회수하고, 비대화된 조직을 효율화하기 위해 기능과 인력을 축소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내부통제장치 구축
우선 투기재발 방지를 위한 통제장치 구축하기로 했다. 재산등록 대상은 현행 임원 7명에서 전 직원으로 확대하고, 연 1회 부동산 거래조사를 실시한다. 또 LH 전 직원은 실사용 목적 외에는 토지 취득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임직원이 보유한 토지현황을 신고하고 관리하기 위한 ‘임직원 보유토지 정보시스템’도 마련한다. 신도시 등 사업지구를 지정할 때 지구 내 토지소유자 정보와 임직원 보유토지 정보를 대조하여 투기가 의심되면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아울러 LH 임직원의 위법하고 부당한 거래 행위와 투기 여부를 전문적으로 감시하는 준법감시관(외부전문가) 제도를 도입한다.
비핵심기능 분산 및 인력감축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공공택지 입지조사 업무를 국토부로 회수한다. 계획업무는 국토부가 직접 수행해 개발정보 유출을 차단할 방침이다.
또 타 공공기관이나 지자체·민간이 수행가능한 기능은 과감하게 축소·이양한다. 시설물성능인증 업무와 안전영향 평가 업무는 건설기술연구원으로, 정보화 사업 중 LH 기능 수행에 필수적 사업 외에는 국토정보공사 또는 부동산원으로 이관할 계획이다. 지역수요에 맞게 추진될 필요가 있는 도시·지역개발, 경제자유구역사업, 새뜰마을사업 등도 지자체로 이양한다.
리츠 사업 중 자산의 투자·운용 업무(AMC)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부동산 금융사업을 수행하는 민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기능 조정에 따라 20%(약 2000명) 이상 인원도 감축한다. 1단계로 약 1000명의 직원을 줄이고, 전체 인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지방도시공사 업무와 중복 우려가 있는 지방조직에 대해 정밀진단을 거쳐 1000명 이상의 인원을 추가로 감축하기로 했다.
고질적 악습 근절
취업제한 대상자를 현재 임원 7명에서 이해충돌 여지가 큰 고위직 529명으로 늘리고, 퇴직자가 소속된 기업과는 퇴직일로부터 5년 이내에 수의계약을 엄격히 제한한다. 전관예우를 근절하기 위함이다.
설계공모나 공사입찰 등 각종 심사를 위한 위원회에서 LH직원은 배제하고 임대주택 매입시 직원과 친척의 주택은 배제하기로 했다.
아울러 상시 감찰활동을 실시해 갑질로 적발된 경우 무관용 원칙으로 즉시 징계처분하고 중대갑질행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며, 공사현장에서 설계변경 필요시 현장감독관이 아닌 관련부서로 직접 요청토록 해 현장감독관 권한을 축소한다.
경영관리 혁신
정부는 LH의 방만경영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향후 3년간 고위직 직원의 인건비를 동결하고, 경상비 10% 삭감, 업무추진비 15% 감축을 추진한다.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도 제한한다.
아울러 지난해 경영평가시 평가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등 과거 비위행위에 대해서도 해당연도 평가결과 수정을 통해 임직원 성과급을 환수조치하도록 한다.
정부는 향후 LH 조직 재설계 방안도 마련해 당정협의 등도 진행했다. △토지와 주택·주거복지 부문을 별도 분리 △주거복지와 토지·주택 부문을 동일한 위계로 수평분리 △주거복지와 토지·주택 부문을 모·자 관계로 분리 등 3가지 방안이 논의 중이다.
정부는 공청회 등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한 후 9월 정기국회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를 결론 내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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