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6일(현지시간) 현재 제로 금리 수준인 0~0.25%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금리 인상 시기는 애초 예상보다 다소 빠른 2023년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 이후 이날 내놓은 성명에서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를 현 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1.00∼1.25%에서 0.00∼0.25%로 인하한 후 제로 금리가 계속 유지된 것이다.
연준의 이 같은 결정은 경기가 급속도로 회복되고 인플레이션의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고용이 충분히 회복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인상으로 찬물을 끼얹을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자 비율이 이미 50%를 넘어섰고 올해 7~8월에 거의 100% 수준에 도달할 전망이다. 이미 급속히 이뤄지고 있는 경기회복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인플레이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5월에 비해 5.0% 올라 2008년 이후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올해 3월에는 2.4%로 예상했던 것을 3.4%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경기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의미다. 연준은 목표 물가를 2%를 잡고 있는데 이를 훨씬 넘어선 것이다.
다만 미국의 통화정책은 소비자물가와 함께 고용지표를 대단히 중시한다. 연준은 고용율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올해 7%로 제시했다. 올해 3월 제시한 6.5%보다 높은 것이다. 실업률은 4.5%로 전망했다.
고용사정은 경기회복만큼 빠르지 못하다. 미국은 올해 4월과 5월에 각각 83만개 수준의 일자리가 늘었지만 코로나19이전과 비교해 여전히 760만개가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의 호전이 확인될 때 본격적인 금리인상과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며 조만간 닥치겠으나 아직은 정책적으로 실행할 시기가 아니라는 것으로 연준이 확인해주었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제시한 점도표( Dot Plot)에서 금리인상은 2023년에 두차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당초 2023년까지는 현행 제로금리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보다는 앞당겨진 것이다. FOMC 위원 18명 가운데 13명이 2023년 금리인상을 예상했고 그중 11명이 최소 2차례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점을 찍었다.
금리인상 시기와 함께 관심을 끌었던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에 관련한 언급도 있었다. 연준은 매달 1200억 달러의 국채 및 주택저당증권을 매입해 돈을 풀고 있다. 인플레이션 여파로 축소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일부 있었으나 연준은 목표를 이룰 때까지 자산매입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 문제를 논의할 지에 대한 논의했다고 봐도 된다”면서 논의한 사실 자체는 했지만 이른 시일내 정책변경을 시사하지는 않았다.
한편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17일 오전 8시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번 FOMC 회의 결과는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통화긴축선호)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 부총재는 “미국 장기금리가 상당폭 상승하고 주가는 하락했으며 미국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며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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