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미국과 맺은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올해 12월까지 3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통화스와프는 유사시에 자국의 화폐를 맡기고 미리 약정해놓은 환율에 따라 상대국의 통화를 빌려오는 계약으로, 일종의 비상용 마이너스 통장을 뚫어놓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17일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의 현행 통화스와프 계약 만료 시기를 종전의 올해 9월30일에서 12월31일까지로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3월19일 연준과 600억달러 한도의 통화스와프 계약(2020년 9월30일 만기)을 맺었다. 이어 같은해 7월30일과 12월17일 통화스와프 계약을 각각 6개월 연장했으며 이날 3개월 더 연장하는데 합의했다. 통화스와프 규모(600억달러)와 조건은 종전과 동일하다.
지난해 3월은 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며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치솟았을 때였다. 국내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달러 가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덩달아 커졌다.
이에 따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발표 다음날인 3월20일 달러화 자금 조달에 대한 불안감이 완화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즉시 안정세를 되찾기 시작했다.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7.4% 폭등하고 치솟았던 달러/원 환율은 3.1% 급락했다.
이후 한은은 같은해 3월29일부터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외화대출을 실시했다. 총 6차에 걸쳐 198억7200만달러를 공급했다. 한은은 외환부문이 안정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2020년 7월30일자로 통화스와프 자금을 전액 상환해 현재 공급잔액은 없다고 설명을 붙였다.
최근 들어선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전 세계 주요국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어 달러 조달 리스크가 커졌던 지난해 3월과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한은 관계자는 “다만 코로나19 사태 재확산이 여전히 경제적 변수로 남아 있다는 판단에 이번에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하게 됐다”며 “이번 만기 연장 조치가 국내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의 안정을 지속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며 필요할 경우에는 통화스와프 자금을 즉시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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