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 TIP. 비트코인 ‘네트워크 해시레이트’와 ‘채굴 난이도’는 시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개당 8000만 원대까지 치솟으며 고공행진했던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중국발 규제 강화 등으로 3600만 원선으로 고꾸라졌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22일 오전 9시 15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3676만 원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14일 4650만 원대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일주일여 만에 1000만 원가량 떨어졌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가상화폐)들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12일 541만 원까지 치솟았던 시가총액 2위 가상화폐 이더리움은 전일 같은 시간 대비 2.28% 내린 218만 원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도지코인은 7% 넘게 떨어져 198원대에 거래되면서 하락폭이 특히 컸다.
이는 중국이 비트코인 채굴업체 90% 이상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한 영향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쓰촨성이 지난 18일 관내 26개 비트코인 채굴업체에 폐쇄를 명령함에 따라 20일 중국 내 채굴업체 90%가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쓰촨성을 비롯해 중국 내 다른 성들도 비슷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의 65.08%가 중국에서 채굴될 만큼 중국은 가상화폐 시장에 중요한 국가였으나, 중국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앞두고 비트코인 채굴업체를 제재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25일엔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가 가상화폐 채굴업체뿐만 아니라 연루된 개인과 기업까지 신용불량명단(블랙리스트)에 올리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로 비트코인 채굴능력의 90% 이상이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채굴업자들은 미국이나 캐나다 또는 중앙아시아로 공장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자국 대형은행과 중국 최대 전자결제서비스인 알리페이 관계자들을 만나 가상화폐와 연계된 위험을 억제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알리페이는 “가상화폐와 관련된 어떠한 사업 활동도 수행하거나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고 밝혔다. 공상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 우정저축은행, 싱예은행 등 대형은행 역시 성명을 통해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계좌 사용을 금지한다고 경고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금융전문가들도 ‘비트코인이 환경을 해치는 동시에 실용성을 지니지 못했다’며 공세에 나섰다.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연구부문 수석과 중국 담당 책임자를 지낸 에스와르 프라사드 미 코넬대 교수는 지난 17일(현지 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채굴은 분명 환경에 부정적”이라며 “지분증명방식을 택한 알트코인(비트코인은 제외한 모든 가상화폐) 이더리움은 에너지 집약도가 훨씬 적으면서 비트코인의 장점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라사드 교수는 “비트코인의 핵심 가치는 익명성을 제공하는 것이지만 비트코인을 실생활에 활용하게 된다면 결국 지갑 주소나 물리적 신원과 블록쳬인 생태계가 연결된다”며 “익명성을 위해 비트코인의 대안을 찾고 있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선 “느리고 번거로우면서 시장이 매우 불안정하다”고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비트코인은 화폐의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효용이 없는 비트코인에 투자가 몰리는 것은 순전히 오르는 시세 때문이며 다단계 사기 수법과 마찬가지”라고 직격했다.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는 “가상화폐의 가치는 매우 모호하며 실질적 가치가 아닌 군중심리에 의해 가치가 책정된다”며 가상화폐 자체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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