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삼성그룹 5개사에 부과…
삼성전자-최지성 前실장 검찰 고발
삼성전자 “복리후생 위한 경영활동…부당지시 없었다” 행정소송 방침
재계 관계자 “삼성 때리기 이어져”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급식업체 삼성웰스토리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부당지원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인 2000억 원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임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경영활동이었다”며 강하게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 삼성 계열사 5곳, 역대 최대 2349억 원 과징금
2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웰스토리 등 삼성그룹 계열사 5곳에 과징금 2349억 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 중 계열사 4곳이 2013년 4월부터 이달 2일까지 8년 넘게 단체급식 물량 100%를 삼성웰스토리에 몰아줬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은 일감 몰아주기를 주도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그룹 계열사 4곳은 미래전략실(미전실) 주도로 삼성웰스토리의 식재료비 마진을 보장해줬다. 또 업계 평균에 비해 고액의 인건비를 지급하는 등 유리한 조건에 삼성웰스토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는 미전실이 계열사 구내식당사업의 개방도 막은 것으로 봤다. 2013년 10월 삼성전자가 다른 사업자와 구내식당 일부 물량을 계약하려 시도했지만 미전실 간부가 무산시켰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9월, 2018년 4월에도 구내식당 개방을 추진하다 중단했다.
공정위는 이와 함께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 일가가 이번 부당 지원으로 그룹 지배력을 확보했다고 봤다. 2013년부터 삼성웰스토리에 일감 몰아주기가 시작된 뒤 삼성웰스토리를 자회사로 둔 제일모직(당시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과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삼성물산이 2015년 합병할 때 자금을 안정적으로 충당했다는 것이다.
○ “임직원 복리후생 위한 경영활동”… 역차별 논란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임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경영활동이 부당지원으로 호도돼 유감”이라며 “부당지원 지시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룹 매출이 300조 원이 넘는데, 1조 원 안팎인 웰스토리가 핵심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동원됐다는 공정위의 발표도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모회사인 삼성물산 영업이익에서 웰스토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10%인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부진했던 때인 2015년 3분기(7∼9월) 자료만 두고 영업이익의 75%를 차지한다고 본 것은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다.
삼성 측은 특히 “웰스토리의 삼성물산 합병 기여는 고발 결정문에도 없는데 보도자료에 포함돼 여론의 오해를 받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육성권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공정위) 전원회의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이번 부당지원 사건과의 관련성은 인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직접적인 연계성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지만, 부당지원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기여한 걸로 추정한다”고 했다.
삼성은 또 최 전 실장이 2014년 10월 직원들이 급식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자 “임직원들에게 밥을 잘 주라”고 언급했을 뿐, 웰스토리를 지원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공정위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SAP코리아 등 외국계 기업에 대해서는 자진시정안을 내면 제재를 면해주는 동의의결 결정을 내리면서 삼성의 동의의결 요구는 기각해 역차별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도 직원 복지를 위해 단일 업체에 직원 식사를 맡기는 전속거래를 하는데 한국에서는 삼성 때리기가 이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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