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 만년 3위 美, 작년 처음 일본 제쳤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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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車 작년 4만6000대 판매…쉐보레-포드 다양한 모델 내놔
한미 FTA 관세철폐 효과도 한몫
日, 불매운동 영향 못벗어나 2만1000대 팔아 3위로 밀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만년 3위’이던 미국 자동차의 인기가 높아졌다. 일본 자동차를 꺾고 지난해 처음으로 2위에 올랐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관세 철폐와 대형차, 전기차 등을 앞세운 차량 라인업 다양화가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2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계 자동차 브랜드들은 한국에서 4만6000여 대를 판매하며 2만1000대가 팔린 일본계 브랜드들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독일계(18만7000대)였다. 미국 브랜드가 한미 FTA 발효 후 판매량에서 일본을 앞지른 건 처음이다. 올해는 1∼5월 누적 판매량 기준 미국 브랜드가 2만800여 대, 일본 브랜드는 7700여 대로 격차가 지난해보다 더 벌어지고 있다.

미국 브랜드 판매량 증가의 주요 원인은 한미 FTA 관세 철폐로 인한 가격 인하다. 한미 FTA 발효 전 8%였던 미국산 승용차(전기차 포함) 관세는 발효 직후 4%로 인하됐고 2016년부터는 완전 철폐됐다.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미국 브랜드 차는 2017년부터 4년 연속 판매량이 증가했다.

미국차 판매를 견인한 업체는 GM이다. GM은 쉐보레 브랜드를 앞세워 2018년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있다. 2017년 전기차 볼트EV를 시작으로 2018년 준중형 SUV 이쿼녹스, 2019년 대형 SUV 트래버스를 들여와 SUV 라인업을 강화했다. 특히 2019년부터 수입한 픽업트럭 콜로라도는 지난해에만 5200대가 넘게 팔리면서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픽업트럭 시장을 개척했다. GM 차 중 한국GM이 국내에서 생산한 차량은 한국 자동차로 분류돼 미국 브랜드 판매실적에 포함되지 않는다.

미국 대형 SUV 대명사인 포드 익스플로러 2.3 모델은 지난해 약 6000대가 팔리며 테슬라 모델3(약 1만100대)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린 미국차가 됐다. 3위는 쉐보레 콜로라도, 4위는 쉐보레 트래버스 순이었다. 한미 FTA 협상 중이던 2008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은 미국에 매년 수십만 대를 수출하면서도 미국차는 4000∼5000대밖에 수입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을 압박했던 걸 생각하면 큰 변화다.

미국 브랜드 수입이 증가하고 있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를 ‘한미 경제 동맹의 대표 사례’로 꼽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 1∼5월 미국에서 65만9939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48.6% 늘었다. 미국에서의 한국차 판매 비중은 9.4%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반면 일본 브랜드는 2010년 이후 매년 판매량이 늘다가 2019, 2020년에 감소했다. 지난해 일본 브랜드 판매량(2만1000대)은 2012년 수준이다. 올해는 2만 대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최근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보고서에 한국 내 미국차 판매 증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며 “향후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 등 미래차 분야 연구 및 투자 확대로 이어지도록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입차#미국산차#쉐보레#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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