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 마시면 끝… 급속충전 덕분에 시간이 남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현대EV스테이션 가보니

26일 서울 강동구 현대EV스테이션 강동에서 현대자동차 전기차 ‘아이오닉5’를 충전하는 모습.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26일 서울 강동구 현대EV스테이션 강동에서 현대자동차 전기차 ‘아이오닉5’를 충전하는 모습.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일반 손님으로 충전해본 ‘아이오닉5’… 손쉬운 충전방법 일품이지만 최대 충전량 80%는 해결과
현대자동차가 올해 4월 19일 첫 전용 전기차(내연기관차로는 선보이지 않는 차종) ‘아이오닉5’를 출시한 지 2개월 반가량 지났다. 5년 전 구매한 가솔린 세단을 갖고 있어 내연기관차 운전자로서 전기차의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해 기회 있을 때마다 아이오닉5를 적극 타봤다. 하지만 전기차 보급의 걸림돌로 꼽히는 충전을 직접 해보고 싶었다. 미디어 단체 시승회에서 현대차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본 적은 있지만 직접 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26일 오후 서울 강동구 현대EV스테이션 강동을 찾았다. 기존에 주유소였던 곳을 현대차가 SK네트웍스와 함께 전기차 급속 충전소로 세운 곳이다. 최대 350kW 출력으로 800V 충전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이 아이오닉5부터 적용한 전용 전기차 플랫폼(뼈대) ‘E-GMP’ 기반의 차량은 배터리 용량이 10% 남짓 남았을 때 충전하면 18분 만에 80%까지 채울 수 있다. 현대차 설명자료는 많이 봤으니 ‘가득 채워보자’라는 생각으로 충전소에 들어섰다.

충전소는 한산했다. E-GMP 기반의 현대차, 기아 전기차 외에 DC 콤보 방식인 타사 전기차 충전도 가능하지만 친환경차 시승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이곳에서 시승차 외에 일반 충전 차량은 기자가 운전해 온 차뿐이었다.

충전기 터치스크린에서 유의사항을 읽고 현장 결제라는 걸 고른 다음 충전 커넥터 방향을 골랐다. 전기차는 충전 연결구가 차량의 뒷부분 좌우측은 물론이고 앞에 있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이곳의 충전 커넥터가 공중에서 360도 돌아 이용자가 지정한 위치로 내려올 수 있도록 했다. 충전 커넥터와 전력 케이블은 주유소 주유기보다는 무거운 느낌이었다.

커넥터 연결 후 삼성전자 간편결제 삼성페이로 결제했다. 1회 최대 충전 금액 2만 원을 고르고 충전을 시작했다. 충전 전 잔량은 68%. 5분 후 충전이 완료된다는 화면이 떴다. 현대EV스테이션 강동에는 카페 ‘테라로사’가 있어 충전할 동안 커피를 마시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당초 ‘가득’을 생각했지만 충전은 80%에서 멈췄다. 다시 확인해 보니 충전 전 안내문구에 쓰여 있었다. 80%를 넘어가면 배터리 안전성 등을 고려해 충전 속도가 느려져 충전소의 원활한 차량 순환을 위한 조치다. 다른 초고속 충전소도 같은 조치를 하는 곳이 있다. 스마트폰 고속충전도 일정 수준을 넘기면 충전 속도가 느려지듯 자동차 배터리가 가진 기술적 한계다.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짧았고 간편했다. 하지만 초고속 충전으로는 80%까지만 채울 수 있는 데다 서로 마주보는 구역에서 2대를 동시에 충전할 경우 350kW 전력을 175kW씩 공유하느라 충전 속도가 떨어지는 건 아쉬웠다. 충전을 마친 아이오닉5의 클러스터(계기판)에 약 350km 주행이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떴다. 아이오닉5(후륜구동 기준)의 100% 충전 시 최대 주행 거리는 405km. 전기차 보급의 관건은 초고속 충전 시설의 확충에 있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현대ev스테이션#전기차#아이오닉5#초고속#충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