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연내 금리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이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올 것인지, 몇 명이나 나올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가 오는 15일 개최하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5% 수준으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경제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소비 등 내수 회복이 더디고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확산 가능성 등 실물경제 회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7명 가운데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적어도 한 명은 나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은이 이미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연내라고 못 박은 만큼 인상 전에 시장에 명확한 시그널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4일 ‘2021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연내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있게 정상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처음으로 인상 시기를 연내로 못 박아 말했다.
한은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내리고 같은해 5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낮춘 뒤 5월까지 모두 8차례 연속 같은 수준을 지속해 왔다. 이 과정에서 소수의견이 나온 적은 한 차례도 없었고, 모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해 왔다. 만약 이번 7월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2명 이상이 금리인상에 대한 소수의견을 제시할 경우 8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을 수 있다. 과거 사례에서도 볼 때 소수의견이 나온 후 2~3개월 이내에 금리조정이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소수의견이 금리 조정의 신호탄이라 볼 수 있다. 반면 소수의견이 1명에 그치거나 만장일치로 동결된다면 8월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은 약해질 수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 금통위는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올 것인가, 나온다면 몇 명이냐에 따라 8월 인상 여부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7월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두 명 이상만 나온다면 8월 금리를 인상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문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봐도 금통위에서 소수의견 없이 바로 금리가 조정되는 사례는 없었다”며 “금통위원 7명 가운데 한은쪽 인사 2명은 관례적으로 소수의견을 내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 소수의견이 2명만 나와줘도 8월 금통위에서 한은쪽 인사 2명이 금리인상으로 의견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8월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집행을 앞두고 있는데, 통화정책이 재정정책보다 먼저 나서기 힘든 부분이 있고 기저효과로 급등했던 물가도 점점 안정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 등 금융불균형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는 만큼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최소 1명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못 박기는 했지만 7월에 당장 인상하기에는 부담이 있는 만큼 별다른 움직임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8월 금통위에서 연간 성장률 수정치가 발표된 후 10월이나 되어서야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금통위나, 6월 한은 71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강조해 왔던 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회복 속도가 빠를 수 있고, 금융불균형 문제도 심각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한 명 정도는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주열 총재의 임기인 내년 3월 31일까지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금통위 회의는 올해 7월 15일, 8월 26일, 10월 12일, 11월 25일 모두 4차례 남아있다. 내년에는 1월 15일, 2월 25일 두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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