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호황… 삼성전자 영업익 12.5조 서프라이즈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8일 03시 00분


매출 63조… 2분기 역대 최대 실적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2분기(4∼6월) 매출 신기록을 썼다. 올 1분기(1∼3월) 스마트폰과 소비자가전이 깜짝 실적을 이끌었다면, 2분기의 주인공은 반도체였다. 스마트폰, TV·가전, 반도체로 이어지는 삼성전자의 ‘삼각편대’ 포트폴리오가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7일 2분기 매출이 63조 원, 영업이익이 12조5000억 원이라고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9%, 영업이익은 53.4% 증가했다. 매출은 역대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17조5700억 원) 이후 11분기 만에 최대치를 달성했다. 10조 원대 영업이익을 예측했던 증권가 추정치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깜짝 실적을 견인한 것은 반도체였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공시에선 각 사업부문별 매출, 영업이익을 공개하지 않지만 전자업계에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2분기에만 7조∼8조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3조3000억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신규 라인 건설 투자 비용과 2월 갑작스러운 미국 텍사스 지역 한파에 따른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을 받아 1분기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낸 바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수요의 영향으로 D램의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 관련 기업의 낸드플래시 주문이 늘며 가격이 반등해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며 “파운드리(위탁생산)도 5월부터 오스틴 공장이 정상 가동하며 손실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정보기술·모바일(IM) 사업부문은 2조8000억∼3조 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4조 원대이던 1분기보다 주춤한 것으로 알려졌다. TV와 생활가전 등을 제조·판매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은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펜트업(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 효과가 계속되며 프리미엄 TV와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 등이 인기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생활가전 업계에서는 CE부문이 1분기와 비슷한 12조∼13조 원대 매출과 1조 원대 영업이익을 거뒀거나 소폭 줄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9000억∼1조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생산이 줄었지만 액정표시장치(LCD) 등 패널 가격이 오른 영향에 더해 애플의 일회성 보상금이 반영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아이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는데, 보장한 물량보다 주문이 적을 경우 보상금을 받는다. 2분기에 5000억 원의 보상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사업의 호실적은 하반기(7∼12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3분기(7∼9월) 매출 70조 원, 영업이익 13조∼15조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하반기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은 낮아 가격이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반도체 슈퍼호황#삼성전자#역대 최대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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