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주택 매입-‘빚투’ 수요 영향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절반 넘어
“상환 능력 대비 과도한 대출 우려”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주식, 코인 등에 대한 ‘빚투(빚내서 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20, 30대가 국내 은행에서 받은 가계대출이 1년 사이 45조 원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절반을 넘어서면서 상환 능력이 부족한 젊은층의 부실 채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 30대가 국내 은행에서 받은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3월 말 현재 259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214조9000억 원)보다 44조7000억 원(20.8%) 늘어난 규모다. 주택담보대출만 31조7000억 원, 신용대출 등 기타 가계대출도 12조9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10조∼20조 원(증가율 5∼10%)가량 늘어난 다른 연령대의 가계대출에 비해 확연히 높은 증가세다. 같은 기간 40대의 가계대출은 22조8000억 원(9.3%), 50대는 10조9000억 원(5.5%) 늘었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88조1000억 원)에서 20, 3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50.7%로 나타났다. 20, 30대 비중은 2019년 33.7%에서 지난해 45.5%까지 상승했고 올해는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이 같은 20, 30대의 가계대출 증가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패닉바잉’(공황 구매)과 함께 주식, 코인 등에 대한 ‘빚투’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상환 능력이 부족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과도한 대출로 투자에 나서고 있어 우려된다”며 “금융당국은 이들의 부채를 관리하고 부실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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