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집무실에 앉아 서류를 읽고 있는 사진 아래에 ‘#야근. 설정아님’이라는 태그가 달렸다. 서류들이 잔뜩 펼쳐져 있고 책상 아래 시계는 10시 5분을 막 넘어가는 중이다.
이 사진은 이달 1일 최 회장이 직접 개인 인스타그램 페이지에 올렸다. 최근 연이어 ‘대중 소통 행보’에 나선 최 회장이 인스타그램 운영을 시작한 것이다. 여기엔 업계에서 공유되는 유머와 최 회장의 자택 출근 모습, 반려묘, 지인과의 식사 장면, 소파에서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모습 등이 올라와 있다. 가장 최근인 이달 10일엔 어린 시절 최재원 SK 수석부회장과 최기원 SK 행복나눔재단 이사장과 함께 찍은 삼남매의 흑백 사진도 올라왔다.
12일 SK 및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 회장은 소통 확대를 위해 지난달 말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 취임 이후 “각계각층의 많은 분들로부터 ‘듣는 일’이 중요하다”며 소통과 경청을 무엇보다 강조해 왔다. 국내 반(反)기업 정서를 넘어 사회와 기업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 상의 회장으로서 당장의 큰 과제라고 판단한 것이다.
대한상의 차원에서의 소통 행사도 이어진다. 대한상의는 이날 국민소통 웹 사이트를 오픈하고 최 회장이 직접 출연하는 인터뷰 동영상, ‘길거리 의견 수렴’, ‘지역순회 릴레이 소통 콘서트’ 등을 통해 국민소통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9일에도 최 회장은 대중을 상대로 카카오 오디오플랫폼 ‘음’에 출연해 공개 대화를 나눴다.
최 회장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분간 소소한 일상과 개인적 면모, 경영 관련 인사이트 등을 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SK 관계자는 “MZ세대를 포함한 대중의 생각을 더 잘 이해하고 회장 자신의 생각도 더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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