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빚투’(빚을 내어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이 맞물리면서 은행권 가계대출이 전년동기대비 41조6000억원 급증했다.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증가 규모 역시 최대를 나타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은행 가계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조6000억원 증가했다. 매년 상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올 상반기 주택담보대출은 전년동기대비 30조4000억원 늘었다. 앞서 2015년 상반기 32조7000억원, 2020년 상반기 32조2000억원에 이은 역대 3번째 기록이다.
같은 기간 기타대출도 전년동기대비 11조3000억원 증가하며 기존의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 치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도 있긴 하지만, 빚을 내어 부동산·주식 등 자산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매매와 전세관련 자금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며 “신용대출을 주택거래에 활용하는 수요도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살펴보면 1월 6만2000호 → 2월 5만2000호 → 3월 6만2000호 → 4월 5만4000호 → 5월 5만8000호로 꾸준한 흐름을 이어나갔다. 전국 전세거래량도 1월 4만5000호 → 2월 4만3000호 → 3월 4만7000호 → 4월 3만8000호 → 5월 3만7000호를 나타냈다.
올 하반기에도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가계 자금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의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은행의 대출수요지수(-100~100)는 6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전세자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아우른 가계주택 지수는 6으로 전분기(0)에 비해 높아졌다. 올 3분기 주택자금 수요가 전분기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미다.
다만 가계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가계일반 지수는 0으로 전분기(18)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한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가계 대출수요는 주택과 전세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주택자금 수요가 전분기보다 다소 늘어나겠지만, 일반자금 수요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크게 위축되면서 보합 수준을 보일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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