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올해 연간 성장률은 5월에 전망했던 4% 수준에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신규 확진자가 1600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에는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최근 개선세를 보이던 민간소비는 분명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4%대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방역 대책, 백신 접종 확대 계획이 이행되면 확산세가 진정이 되고 정부의 추경 효과가 더해진다고 하면 경기 회복세를 크게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5월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예고했던 ‘연내 기준금리 인상’도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이 총재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8월 금통위 회의부터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논의하고 검토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8월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선 “8월 인상을 결정한 바 없고 타임 테이블이 있는 게 아니다”며 “(금리인상 시점은) 코로나19 상황에 달려 있고 우리가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7월 이후 9번째 동결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소수의견이 나왔다. 고승범 금융통화위원은 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수출과 투자 호조, 민간소비 개선으로 국내경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앞으로 경제 추이와 그에 따른 영향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최근 제기된 ‘집값 고점론’에 대해 “수도권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에 와 있고, 과거 장기 평균치와 비교해 봐도 상당히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격 상승이 부채 증가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는 점, 차입에 의한 자산 투자가 상당히 높은 점은 다른 나라와 대비되는 상황”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