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1∼6월) 서울에서 집을 매입한 사람 4명 중 1명은 서울 거주자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른바 ‘금관구’(서울 금천, 구로, 관악구)와 ‘마용성’(서울 마포, 용산, 성동구) 매수자 중에는 서울 강남권 거주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인 직방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을 통해 2012∼2021년 서울 아파트 등 집합건물 매수자 주소지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 집합건물 매수자 중 서울에 거주하지 않는 외지인 비중이 25.3%인 것으로 집계됐다. 외지인 매수란 해당 권역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이 부동산을 매수하는 경우를 뜻한다.
이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6.9%로 2012년(1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가 지난해 하반기 23.7%로 줄어들었지만 올 들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최근 서울 집값 상승에 비서울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권역별 외지인 매수자 비중을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금천, 관악, 구로구(‘금관구’)가 78%로 가장 높았다. 이어 마포, 용산, 성동구(‘마용성’)가 65.8%, 노원, 도봉, 강북구(‘노도강’)가 51.5% 등이었다. 반면 강남, 서초, 송파구(강남3구)의 외지인 매수자 비중은 44.8%로 2018년 이후 가장 낮았다. 그만큼 강남3구에 살던 사람들이 강남3구 내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이는 강남 집값 상승률에도 반영됐다.
올해 상반기 ‘금관구’의 외지인 매수자 중에서는 서울 강남구 비중이 14.3%로 지난해 하반기(11.5%)보다 2.8%포인트 높아졌다. 이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3.4% 등 기존에는 3∼6%대를 벗어나지 않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높아졌다. 서울 강남권 자산가들이 강남권에 비교적 인접해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해당 지역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 거주자들은 ‘마용성’에서도 매수 비중이 높았다. 구별로는 강남구 거주자의 매수 비중이 전체 외지인 매수자 중 12.1%, 서초구 거주자의 매수 비중이 3%로 1, 2위를 차지했다. 특히 강남구는 지난해 하반기 5.4% 대비 2배 이상 비중이 늘었다.
‘노도강’의 외지인 매수자 비중은 직전 반기 대비 5%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실제 노원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올 들어(7월 둘째 주·12일 조사 기준) 4.39%로 서울 25개 구 중 가장 높았다. 이 기간 도봉구 상승률(2.7%)도 높은 편이었다.
‘노도강’의 외지인 매수자 비중은 서울 성북(4.6%), 강남구(2.8%), 경남 진주시(2.5%) 순으로 높았다. 경남 진주시 비중이 높은 것은 진주가 본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노도강’에서 매입임대주택을 사들인 영향으로 추정된다. 직방 관계자는 “‘노도강’은 주로 인접 지역 거주자들이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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