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점점 떨어지는 테슬라 팔고 구글-MS-페북 빅테크주 사들여
이달 최다 매수 종목은 아마존
해외주식 잔액, 테슬라 여전히 1위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1∼6월) ‘서학개미’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주식이었지만 이달 들어 투자 목록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대신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온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종목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서학개미의 ‘최애주’(가장 좋아하는 주식)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19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은 아마존으로 7149만 달러(약 820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구글(6490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5774만 달러), 페이스북(5499만 달러) 등 대표적인 빅테크들이 순매수 상위 2∼4위에 올랐다.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로블록스는 지난달 서학개미의 순매수 1위 종목에 오른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5위(4639만 달러)를 차지했다.
반면 테슬라의 인기는 점점 시들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19일까지 테슬라 주식을 3996만 달러어치 순매도했다. 예탁결제원이 공개하는 해외 주식 순매수 5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7개월 동안 서학개미의 순매수 1위 종목을 이어가다가 5월 아마존에 밀려 2위로 떨어졌고, 지난달에는 35위(1277만 달러)까지 밀렸다.
고공 행진하던 테슬라 주가가 최근 휘청거리면서 서학개미의 변심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1월 주당 880달러를 넘어서던 테슬라 주가는 현재 640달러 수준으로 27% 가까이 빠졌다. 허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주가가 지난해 너무 많이 올라 고평가 논란이 있는 데다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잦은 설화에 휘말린 것도 최근 매도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반면 아마존과 구글은 연초 대비 각각 9.72%, 44.89% 오르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인기는 시들해졌지만 서학개미들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 잔액은 여전히 해외 주식 가운데 가장 많다. 16일 현재 테슬라 보유 금액은 87억8078만 달러로 2위인 애플(41억7351만 달러)의 2배가 넘는다. 테슬라가 이달 말로 예정된 ‘인공지능(AI) 데이’에서 자율주행 기술이나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면 서학개미의 순매도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이슈가 불거진 뒤 테슬라 같은 성장주가 조정을 받고 가치주가 주목을 받고 있다”며 “아마존이나 구글처럼 실적이 뒷받침되는 빅테크는 최근 가치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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