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동산과 주식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가구당 순자산이 전년 대비 10.6% 많은 5억1220만 원으로 추산됐다. 2008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가계, 법인, 정부 등 나라 전체의 자산을 합친 국민 순자산은 전체의 74.8%가 부동산에 쏠려 있었다.
22일 통계청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와 비영리단체 부문의 순자산 규모는 1경423조 원으로 전년 대비 11.9% 늘었다. 전체 규모와 증가율 모두 역대 최대다. 국민대차대조표는 매년 말 기준으로 각 경제 주체의 자산과 부채, 순자산을 파악해 국부(國富)의 규모를 가늠하기 위해 작성되는 자료다.
자산 종류별로 주택이 전년 대비 616조1000억 원,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가 264조 원, 현금과 예금이 185조5000억 원 불어났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에서 주택이 약 43%를 차지했다. 지난해 수도권 집값 급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자산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가계와 비영리단체 부문의 순자산을 추계가구 수로 나눈 가구당 순자산은 전년보다 10.6% 증가한 5억1220만 원이다. 시장 환율로 환산하면 가구당 43만4000달러로 2019년 기준 미국(91만7000달러), 호주(80만3000달러), 캐나다(55만4000달러), 프랑스(46만8000달러), 일본(47만6000달러)보다 적다. 가계의 총처분가능소득 대비 순자산 배율은 9.6배로 전년(8.8배)보다 올랐다. 가계의 총처분가능소득 대비 부동산자산 배율 역시 7.2배로 전년 배율(6.7배)을 웃돌았다. 두 수치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와 금융법인, 비금융법인, 일반정부의 순자산을 모두 더한 국민순자산은 지난해 말 1경7722조2000억 원이었다. 전년보다 6.6% 늘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민순자산은 9.2배였다. 전체 국민순자산에서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이 74.8%를 차지했다. 부동산의 비중은 1년 전보다 1.4%포인트 늘었다. 특히 토지 자산이 전년보다 10.5% 증가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GDP 대비 토지 자산 배율은 5배로 전년(4.6배)보다 올랐다. 손진식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대차대조표(B/S)팀장은 “지난해 두드러졌던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이 자연스럽게 통계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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