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1∼6월) LG전자가 미국 월풀과 매출 격차를 1조5000억 원 이상 벌렸다. 생활가전 1위 문턱에서 번번이 월풀의 11월 말 블랙 프라이데이 특수에 밀려 고배를 마신 LG전자가 올해는 연말까지 선두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월풀은 2분기(4∼6월) 매출 53억2400만 달러(약 5조9694억 원), 영업이익 6억8300만 달러(약 7658억 원)를 올렸다고 밝혔다. 증권가 전망치(50억5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가전 수요 성장세가 계속됐고 중국 법인 지분과 터키 자회사를 매각하는 등 일회성 수익이 더해진 영향이다.
월풀의 깜짝 실적에도 상반기 생활가전 1위는 LG전자가 유력하다. 증권가에서는 이달 7일 발표된 LG전자 잠정 실적을 토대로 생활가전(H&A)본부가 상반기 매출 13조5081억 원, 영업이익 1조5799억 원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한다. 같은 기간 월풀보다 매출(11조9385억 원), 영업이익(1조4543억 원) 모두 앞선다.
관심은 LG전자가 연말까지 생활가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여부다. LG전자 H&A본부는 2017년 처음 영업이익에서 월풀을 앞선 뒤 매년 격차를 벌려 왔지만 매출은 번번이 밀렸다.
지난해도 상반기까지 LG전자가 월풀보다 4700억 원 이상 많은 매출을 기록하며 선두를 달렸지만 4분기(10∼12월)에만 9400억 원가량 매출이 뒤지며 결국 역전당했다. 월풀이 11월 블랙 프라이데이 등 북미지역 대규모 할인행사 특수를 톡톡히 누렸기 때문이다.
LG전자 안팎에선 “올해는 다르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 격차가 1조5700억 원가량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월풀이 앞섰던 5900억 원 차이의 약 2.6배다.
LG전자는 하반기에도 프리미엄 가전과 신가전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해나간다는 구상이다. 월풀은 냉장고, 세탁기 등 전통 백색가전의 박리다매가 주요 전략이다. 반면 LG전자는 오브제컬렉션 같은 프리미엄 가전이나 건조기, 스타일러 등 신가전이 핵심이다. 최근 인테리어를 고려해 2, 3개 제품을 한 번에 사는 패키지 구매가 늘며 LG전자에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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