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80%-전국민 지급 사이 절충
“시간만 끌다가 애매한 결론” 비판
커트라인 탈락 계층 불만 커질듯
여아가 5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소득하위 88%’로 정하며 “지급 기준이 어정쩡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부가 대상을 정식으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왜 하위 89%, 90%에 해당하는 사람은 못 받나’라는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 엄중한 시기에 여야가 시간만 끌다 결국 선별 지원 성격이 강하지도 않고 전 국민 지원도 아닌 애매한 결론만 내버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여야가 지급 대상으로 합의한 소득하위 88% 가구는 정부가 주장한 하위 80%와 여당이 주장했던 전 국민 100%의 절충점이다. 커트라인에서 탈락해 지원을 못 받는 계층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가 지급 대상을 ‘하위 80%’로 발표했을 때도 비슷한 불만이 제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정부와 여당이 힘겨루기를 하느라 추경만 지연시켰다는 비판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88%라는 숫자는 정치권과 정부가 명분을 챙겼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고용 여건이 더욱 팍팍해지는데, 여야가 추가 재원을 마련하느라 단기 알바 일자리 예산을 삭감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어려운 계층에 줄 예산을 떼어내 4인 가구 기준 연소득이 1억 원을 넘는 이들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재정 악화를 막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여야가 국채를 갚고 기존 예산을 조정해 증액하니 재정건전성에는 영향을 준다고 보긴 어렵다”라면서도 “다만 부채 상환에 집중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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