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4~6월) 한국 경제가 0.7% 성장하며 연 4%대 성장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민간소비는 전 분기보다 3% 넘게 늘어 12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국내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자동차 수출 감소 여파로 3개 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은 1분기에 비해 0.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1~6월) 성장률은 3.9%로 당초 한은의 전망치(3.7%)보다 0.2%포인트 높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민간소비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 민간소비는 준내구재(의류 등)와 서비스(오락·문화, 음식, 숙박 등) 등이 늘면서 전 분기보다 3.5% 증가했다. 이는 2009년 2분기(3.6%)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2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 기여도는 1.6%포인트였다. 소비가 성장률을 1.6%포인트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하지만 수출은 자동차, LCD(액정표시장치) 등을 중심으로 2.0% 감소했다. 수출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지난해 2분기(―15.9%)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감소로 자동차 수출이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며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마이너스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22.4%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앞으로 나머지 분기에 0.7%의 성장률을 유지하면 올해 연간 성장률 4.0%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라 민간소비가 다시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4차 대유행에 따라 앞으로 성장 경로가 결정될 것”이라며 “3분기(7~9월)에 점검해봐야겠지만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학습효과 등으로 현재 코로나19 재확산에도 1~3차 대유행 때보다 소비심리 위축 정도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한은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역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5월 이주열 한은 총재는 1차 추경이 연간 경제성장률을 0.1~0.2%포인트 높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국장은 “2차 추경은 1차 때보다 금액이 2.3배 많은 만큼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2분기 우리 경제가 정부 및 주요 전망기관들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의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올해 4% 이상 성장 경로를 이어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썼다. 이어 “우리 경제는 지난 1분기에 경제 규모 10위권 내 8개 선진국 중 유일하게 위기 직전 수준을 회복한 데 이어 2분기까지도 회복 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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