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그룹들이 올해 상반기(1~6월)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대출 확대로 은행의 이자이익이 늘고 증권, 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이 성장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BNK(4680억 원), DGB(2788억 원), JB(2784억 원) 등 3개 지방금융그룹은 일제히 반기 기준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각각 50.5%, 46.0%, 47.9% 늘어난 실적이다.
앞서 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들이 사상 최대 반기 순익을 낸 것에 이어 지방금융그룹들도 이 같은 역대급 실적 행진에 합류하게 됐다.
실적 호조의 원인도 비슷했다. 지역 대출 수요가 늘면서 핵심 계열사인 지방은행의 이자이익이 늘어났다. 3개 금융그룹의 합산 이자이익(2조6743억 원)은 전년 동기에 비해 11.5% 늘었다. 부산(30.3%), 경남(30.9%), 대구(38.8%), 전북(32.6%), 광주(20.8%) 등 지방은행들이 나란히 20~30%대 순익 성장률을 보였다.
여기에다 증시 상승세를 타고 증권, 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먼저 주식 투자 열풍에 증권사가 호황을 누렸다. 상반기 BNK투자증권의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8.9% 급증했다.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도 79.8% 늘어난 순익을 냈다.
대출, 할부금융 등을 위해 캐피탈 등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났다. JB우리캐피탈은 1070억 원의 순익을 내며 전북은행(775억 원)과 광주은행(1037억 원)을 제치고 JB금융그룹 내에서 상반기 최대 순익을 거둔 계열사가 됐다. 이에 따라 각 금융그룹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이익 비중도 30~40%대로 늘었다.
지방금융그룹들은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고객층 확장을 위한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와의 제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숙원사업인 수도권 시장 진출을 위해 오프라인 지점을 늘리기보단 빅테크의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려는 전략이다. 실제로 BNK, DGB, JB금융은 카카오페이, 토스, 뱅크샐러드 등이 운영하는 대출 비교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다.
빅테크와 함께 직접 상품을 만들고 인적 교류를 하는 등 협력 접점도 넓히고 있다. 광주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토스와 인적 교류를 실시했으며, DGB금융은 카카오, JB금융은 네이버와 각각 업무협약을 맺고 함께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금융그룹들은 지역 영업의 한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기 위해 빅테크와의 제휴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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