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1~6월) 세금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8조8000억 원 더 걷혔다. 경기 회복세와 자산시장 호조 덕분에 관련 세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의 영향으로 하반기 세수는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내놓은 재정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국세 수입은 181조7000억 원이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이어진 경기 회복세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가 1년 전보다 10조4000억 원, 5조1000억 원 각각 증가했다. 부동산과 주식 시장 호조로 양도소득세(7조3000억 원)와 증권거래세(2조2000억 원) 등 자산시장 관련 세금도 작년 동기보다 13조 원 늘었다.
여기에 정부가 코로나19 피해계층에 납부를 미뤄줬던 세금 13조3000억 원이 뒤늦게 걷혔고, 상속세 등 우발세수도 2조 원 추가됐다. 기재부는 작년 세정지원에 따른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실제 세수 증가분은 35조5000억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올 상반기 국세와 세외수입 등 총수입은 298조6000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2조6000억 원 증가했다. 소상공인 피해지원과 취약계층 지원 확대, 코로나19 방역대응 등으로 상반기 총지출은 작년 동기 대비 29조8000억 원 늘어난 345조8000억 원이었다.
지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늘며 재정적자는 개선됐다. 6월 말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47조2000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2조8000억 원 감소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79조7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0조8000억 원 줄었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사회보장성 기금을 뺀 것으로 실제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지표다.
6월 말 국가채무(중앙정부)는 898조1000억 원이었다. 국고채 일부가 상환되며 6월 국가채무는 전달보다 1조7000억 원 감소했다.
정부는 상반기 세수가 예상보다 많이 걷혔지만 하반기부터 이 같은 흐름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세수 증가분의 절반 이상은 세정지원 효과 등으로 인한 일회성 세금과 불확실성이 큰 자산시장 관련 세금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하반기 경기 회복 전망이 불투명해져 법인세와 부가세 역시 개선 흐름이 이어질지 미지수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 재확산으로 하반기 세입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지난달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때 밝힌 연간 추가 세수 전망치(31조5000억 원)를 수정할 상황은 아직 아니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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