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코스피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한 카카오뱅크가 상장 3일째까지는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하락 마감했다. 거래량도 전일대비 41.5% 감소했다.
카카오뱅크가 금융플랫폼으로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던 증권사들조차 ‘현재 주가는 너무 비싸다’며 추격매수를 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등 주가가 비정상적인 가격이라는 시그널이 강하게 작용하자 시장이 다소 진정세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카카오뱅크는 전일대비 9.04% 하락한 7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33조9222억원으로 상장 첫날 수준으로 회귀했다. 전날 셀트리온을 제치고 시총 9위(우선주 제외)까지 치고 올라갔었지만 이날은 다시 11위로 돌아왔다.
거래량도 전일대비 급감했다. 이날 카카오뱅크의 거래량은 2622만주로 전일대비 41.5% 감소했다. 거래대금도 1조9318억원으로 47.2% 줄었다. 여전히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수준으로 많은 거래량이지만 전일 폭발적인 거래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셈이다.
투자 주체별로는 모두 ‘순매수’를 기록했다. 개인은 3576억원어치 쓸어담았고 외국인은 74억원, 기관은 617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하지만 거래대금과 수량을 고려할 때 상당수 손바뀜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9%나 하락했지만 금융대장주 자리는 여전히 견고하게 지키고 있다. 종전 금융대장주였던 KB금융은 시가총액 21조7468억원(21위)으로 카카오뱅크와 10조원 이상 격차가 벌어져 있다.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임상3상 통과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이 바이오종목으로 돌아선 것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종목 자체의 성장성을 보고 들어온 투자자들도 있지만 급등세에 올라타 ‘단타’를 치러 들어온 투자자들의 ‘쏠림현상’도 있었다”면서 “이날 토종 백신 개발 소식에 특정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분산되자 카카오뱅크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현재 주가가 ‘과도하다’는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고평가 논란에 시달릴 때도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주로 내놨던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과한 수준”이라면서 “적정 시가총액은 27조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상장 전 카카오뱅크의 시총을 가장 높게 전망한 구경회 SK증권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이미 넘어섰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할 경우에만 추가 투자가 유의미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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