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급증
생존 위해 ‘디지털 전환’에 박차… 오프라인 중심 올리브영까지 공채
SSG닷컴, 스톡옵션 내걸고 모집… 기존 이커머스도 개발자 확보 노력
유통업체들이 정보기술(IT) 개발자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게임업계에서 시작된 개발자 유치 전쟁이 유통가 전반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비 시장 주도권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오프라인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해 오던 유통업계에서 개발자들의 몸값이 오르고 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곳은 CJ올리브영이다. 올리브영은 13일까지 IT 경력직을 공개 채용한다고 11일 밝혔다. 채용 규모는 두 자릿수로 이는 1999년 창사 이래 최대다. 지원자는 서류전형 없이 오로지 코딩 테스트만으로 검증받는다. 올리브영 측은 “개발 역량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의지를 담은 채용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매장 중심인 올리브영까지 ‘개발자 모시기’ 경쟁에 뛰어든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는 매장에서 직접 발라 보고 구입하던 화장품 구매 방식이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된 영향이 크다. 실제로 CJ올리브영의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이달 1조 원을 돌파했다. 2017년 4월 온라인 쇼핑 사업에 뛰어든 지 4년여 만이다. 특히 올해 1∼7월 거래액만 2700억 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 영향 등으로 온라인 구매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도 개발자 채용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SSG닷컴은 두 자릿수 규모로 경력 개발자를 모집하고 있다. SSG닷컴 측은 “단독 법인이 출범한 2019년 이후 개발자 직군 단일 채용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SSG닷컴은 개발자 기여도에 따라 스톡옵션을 주겠다고 하는 등 각종 인센티브까지 내걸었다. 회사가 상장하면 개발자도 스톡옵션 차익을 쥘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도 올해 최대 150명의 개발자를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오프라인 중심 기업의 공세에 기존 이커머스 기업들도 신규 개발자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에 소홀히 할 경우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유통 환경에서 쉽게 도태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이날 평년보다 2배 이상을 뽑는 개발자 공개 채용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마켓컬리는 올해 100명이 넘는 개발자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개발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슈퍼 갑’이 된 개발자들을 붙잡기 위한 유통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게임업계 등에서 공격적인 연봉 인상 등을 통해 개발자 이직 단속에 나선 데다 개발자들의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IT 업계 선호 현상이 뚜렷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유통기업 채용 담당 임원은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생존 키워드가 됐다”며 “우수한 개발자를 유치하기 위한 파격적인 연봉 인상과 조직문화 개선 등의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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