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점경고에 이어 남양주 추가물량 공급신호에도 수도권 아파트값이 4주째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시장에선 때늦은 물량대응에 따른 ‘백약무효’론이 세를 얻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공급과 금리, 가계부채 관리 등 대책급 범정부 대응이 8월 말에 집중돼 과열된 주택시장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한다.
◇수도권 아파트값 4주째 오르는데, 정부 대응책 효과 ‘감감소식’
15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0% 상승했다. 상승 폭은 0.02%포인트(p) 올랐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 폭은 인천과 0.43%, 경기가 0.49% 오르며 0.39%를 기록했다. 통계 작성 후 최고 상승률을 4주째 경신한 셈이다.
서울 상승 폭도 전주와 같은 0.20%를 기록해 2019년 12월 이후 1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2주째 유지했다. 수도권에선 경기도 끝단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중저가 매물이 많았던 안성이 0.94%나 급등했다. 유동성 장세가 몰렸다는 평가다. 이밖에 안양(0.68%), 성남(0.32%)도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도 강남4구를 중심으로 재건축시장을 중심으로 신고가를 기록하며 수도권 전반의 상승세를 받쳐줬다. 송파구(0.24%)는 잠실동, 강남구(0.23%)는 압구정동, 서초구(0.22%)는 서초·방배동, 강동구(0.16%)는 둔촌동 등 재건축 단지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강북에서는 도봉구가 0.28%까지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난 2주간 사전청약 물량 확대와 남양주 군부지를 통한 3200가구 추가공급 카드까지 내놓았지만 수도권 상승률이 한 달째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정부대책이 뚜렷한 영향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새로운 공급방안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지만, 수도권시장을 이끈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5월29일(0.01%) 이후 꾸준히 상승세”라며 “이는 공급계획에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차가 있어 현재의 아파트값과 수요자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반기 8~9%까지 늘어난 가계부채도 한몫했다. 경기진작용 추가경정예산에 더해 글로벌 유동성 과잉 기조에 부동산시장에 유통된 자금도 급증했는데, 여기에 내집마련을 위한 실수요자금이 경쟁하면서 사실상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에 실패했다는 얘기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지금 추세라면 무주택 실수요와 투기수요가 강북 등 서울 외곽과 수도권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에 쏠리며 상승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주 경기도 외곽인 안성의 아파트값이 1% 가까이 오른 것 자체가 수도권 주택시장의 향후 방향성을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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