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9일(현지 시간) 공개한 연간 전략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선언했다. 이미 지난해 기준 니켈 1300t, 구리 400t, 코발트 80t을 재활용했다고도 밝혔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실제 공정에서 높은 회수율을 달성하는 데는 시일이 걸리겠지만 연구개발(R&D) 단계에선 이미 관련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폐배터리 시장을 ‘신(新)광맥’으로 발굴하기 위한 기업들의 투자가 빨라지고 있다. 다 쓰고 버린 전기자동차 배터리에서 소재를 뽑아내 그대로 새 배터리를 만들 수 있게 된다면 친환경성과 자원 확보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업계 전문가들은 올해가 전 세계적으로 전기자동차 폐배터리가 쏟아지기 시작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2012년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급속히 성장했고 일반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는 5∼10년간 15만∼20만 km 주행 후에 수명을 다하기 때문이다.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주요 소재의 확보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리튬 거래 가격은 7월 t당 평균 8만550달러(약 9400만 원)로 지난해 7월(3만4138달러)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올랐다. 니켈과 코발트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다.
한국도 폐배터리 산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말 대기환경보전법을 개정해 폐배터리를 지방자치단체에 반납하던 의무를 폐지하는 한편 2022년부터는 폐배터리의 민간 매각을 허용하기로 했다. 전기차 보급 초기와 달리 폐배터리 활용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을 열어준 것이다.
국내 배터리 3사도 폐배터리 활용에 적극적이지만 방향은 제각각이다. 폐배터리에서 소재를 뽑아내는 데 적극적인 곳은 SK이노베이션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체 개발한 폐배터리 리튬 회수 기술 시험을 마치고 대전 환경과학기술원 내에 시범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시범 공장에서 성능 검증이 완료되면 유럽과 중국, 미국 등 자사 배터리 공장 인근에 상업 공장 건설을 검토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폐배터리 ‘재사용’에 주목하고 있다. 폐배터리를 충전용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다시 쓰는 기술에 선제 투자했다. 최근엔 폐배터리를 재사용해 만든 ‘전기차용 충전 ESS 시스템’을 충북 오창공장에 설치했다. 10만 km 이상을 달린 전기 택시에서 뗀 배터리로 1년여의 개발 기간을 거쳐 만든 전기차 충전 시스템이다.
삼성SDI는 아직까지 폐배터리 활용 기술 독자 개발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그 대신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가진 국내 업체인 성일하이텍과 피엠그로우 등과의 협업 및 지분 투자 등으로 간접적으로 진입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가이드하우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기준 폐배터리로 창출할 수 있는 배터리 생산능력은 지난해 531MWh(메가와트시)에서 올해 1.2GWh(기가와트시), 2025년 11.8GWh, 2030년 136GWh로 연평균 7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2040년 이후에는 배터리 제작 시에 광산에서 추출한 광물보다 재활용을 통해 얻는 광물을 더 많이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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