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대부분이 고객자금 관리나 자금세탁방지 의무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파악돼 금융당국이 투자자 주의를 당부했다.
금융위원회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25곳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한 결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이행을 위한 준비 상황이 전반적으로 미흡해 보완을 요구했다고 16일 밝혔다.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특금법에 따라 다음 달 24일까지 자금세탁방지 체계, 은행 실명 입출금 계좌 등의 요건을 갖춰 당국에 신고해야만 영업을 지속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컨설팅 결과 자금세탁방지 업무를 전담하는 거래소의 인력이 아예 없거나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일부 거래소가 자금세탁방지와 관련된 내규를 갖추고 있지만 자금세탁 의심 거래를 찾아내고 이를 보고할 시스템이 충분치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 고객의 정보와 거래 패턴 등을 토대로 자금세탁 위험도를 식별하고 관리하는 체계 역시 미흡하다고 봤다.
거래 데이터나 서비스를 관리하는 내부 통제 수준도 대부분의 거래소들이 낙제점을 받았다. 당국이 점검한 일부 거래소 가운데 가상화폐를 상장하고 폐지하는 기준이 없거나 조달 자금 같은 중요한 공시 사항을 누락하는 사례도 있었다.
거래소를 대상으로 실명 입출금 계좌를 발급해주는 은행들 역시 이처럼 거래소들의 자금세탁방지나 내부 통제 체계가 미흡하다고 보고 계좌 발급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컨설팅에서 확인된 문제점을 거래소들이 보완하면 추가 점검할 계획”이라며 “특금법 신고 요건을 갖추지 못한 거래소들은 갑자기 폐업할 수 있으니 투자자들은 신고 현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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