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문모 씨(22·여)는 올해 3월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한 ‘주린이’(주식+어린이)다. 친구들이 주식 투자로 ‘용돈벌이’를 한다는 얘기에 솔깃해 뛰어 들었다. 문 씨는 유튜브 주식 채널과 학회 스터디를 이용해 공모주 청약 등 주식 투자 공부를 하고 있다.
투자 경험이 많은 기존 투자자보다 주식 투자 경험이 짧은 주린이의 투자 지식 점수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문 씨처럼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투자 정보를 익히는 주린인들이 많아지면서 기존 투자자들의 금융 지식을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이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6월 30일부터 지난달 4일까지 삼성증권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728명을 대상으로 경제, 주식, 펀드, 채권, 연금 등 5문항에 대해 투자 지식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다. 조사 대상자는 투자 기간이 1년 이하인 주린이 500명과 투자 기간 1~3년인 중급 투자자194명, 3년 이상인 고급 투자자 34명이었다.
조사 결과 주린이의 80%(400명)이 5문제를 모두 맞췄다. 반면 고급 투자자들은 19명(56%)만이 5문제의 정답을 맞혀 정답자 비율이 가장 낮았다.
절세나 퇴직연금 관련 질문에도 주린이의 정답률이 고급 투자자를 웃돌았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와 개인형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특성을 묻는 질문에 주린이의 85%가 정답을 맞혔지만 고급투자자의 정답률은 59%에 불과했다.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에 대한 질문도 주린이(90%)가 고급 투자자(88%)보다 정답을 더 많이 맞혔다. 노후 자금 마련 등 노후 대비에 대한 지식에서 기존 투자자들이 더 취약한 셈이다.
삼성증권은 이에 대해 주린이는 언론, 유튜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투자 정보를 학습해 투자하는 반면 투자 경험이 많은 이들은 자신의 경험에 의존해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자신의 금융 지식을 과신한 나머지 다양한 정보를 찾기보다는 과거의 경험에 의존해 투자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험에 의존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고 감에 의존하는 투자는 무리한 단타성 투자 등으로 이어져 리스크 관리에 실패하곤 한다”며 “오래 투자 경험이 있어도 분산 투자, 장기 투자 등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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