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출력…1300cc급 차량 맞아? [르노삼성 SM6·XM3 타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8일 14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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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로 내연기관차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배기량이다. 배기량 숫자가 클수록 엔진의 힘이 세고 그만큼 운전 재미도 커지기 때문이다. 운전자가 크게 신경 쓰지 않고도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차가 반응해 주니 여유롭게 안전 운전에 집중할 수 있다.

국내에서 법으로 소형차는 배기량 1600cc 미만의 차량을 가리킨다. 2000cc 미만은 중형차, 2000cc 이상은 대형차로 구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소비자들은 1600cc 미만을 경차로 인식하기도 한다. 배기량이 세금(자동차세) 부담을 가르는 기준이 되다보니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아슬아슬하게 1590cc대의 ‘사실상 중형차’를 내놓으며 저렴한 유지비를 강조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여전히 1600cc 미만 차량은 신차를 고를 때 한 번 더 고민하게 한다.

르노삼성자동차의 TCe260 엔진은 배기량이 낮은 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다. 배기량을 모르고 운전하다 보면 1300cc에서 드는 약한 차라는 인상 대신 1600cc 이상의 누구나 만족할 만한 힘을 가진 차라는 생각이 든다.

1300cc대 TCe260 엔진을 탑재한 르노삼성차 세단 SM6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를 모두 시승해봤다. 세단을 좋아하는 기자가 처음 르노삼성차에서 받았던 연락은 SM6 시승이었다. TCe260 엔진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운전대를 잡았다. 구리포천고속도로를 주행하면서 기자가 보유하고 있는 1800cc 세단과 별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1798cc인 TCe300 엔진 장착 모델로 생각됐다. 고속도로에서 시원하고 힘 있게 달리는 동안 동승한 르노삼성차 관계자에게서 “이 차의 배기량은 1332cc”라는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TCe260 엔진은 고효율이 장점이다. 복합기준 L당 13㎞대 연비에 이산화탄소(CO2) 배출은 ㎞당 120g 정도에 그친다. TCe300 엔진이 L당 11㎞대 복합연비에 140g대 CO2 배출을 하는 걸 고려하면 주행 느낌으로 비슷한 승차감과 힘을 가진 1332cc 배기량을 지닌 TCe260 엔진의 장점이 체감됐다. 경기 포천시에서 양주시로 넘어가는 중의 오르막 산길을 가뿐히 넘으며 어릴 적 탔던 부모님의 1500cc대 차량이 고속도로 오르막길에서 힘에 부쳐하던 모습이 생각났다.

서울 강남구와 강원 원주시를 오가는 왕복 200여㎞ 구간에서는 2022년형 XM3를 운전했다. 르노삼성차가 뉴 아르카나라는 르노 브랜드로 유럽 시장에 판매하는 전략 차종이기도 하다. XM3는 TCe260과 1.6 GTe 엔진 모델을 번갈아 타봤다. 배기량은 1.6 GTe가 1598cc로 컸지만, TCe260에서 느꼈던 부드러운 주행감 대신 다소 거친 힘이 주로 느껴졌다. 전장 4570㎜에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 간격) 2720㎜로 구현된 널찍한 실내 공간은 SUV 선호가 많아지는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됐다.

TCe260 엔진 모델의 개별소비세 3.5% 기준으로 가격은 SM6가 2450만~2896만 원, XM3는 2396만~264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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