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이커머스 등 플랫폼 강화
대규모 M&A-전략적 제휴 증가
스타트업엔 직간접 669억 투자
업계 “당분간 대규모 투자 이어질 것”
네이버가 올해 상반기(1∼6월) 외부에 투자한 금액이 지난해 연간 수준을 이미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등 검색 이외의 플랫폼 사업 강화를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전략적 제휴 차원의 지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영향이다.
18일 네이버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외부 기업의 지분 확보를 위한 투자는 21건에 1조3966억 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의 지난해 외부 기업 투자액이 1조3797억 원이었는데, 반년 만에 이를 뛰어넘은 것이다. 투자액에는 네이버가 펀드에 간접 출자한 거래가 포함됐으며 종속회사에 출자한 건은 제외했다.
1조 원 이상을 콘텐츠 플랫폼 사업 강화를 위해 투입했다. 전 세계 1위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의 지분 100%를 5월 6974억 원에 인수한 건이 대표적이다. 네이버웹툰과 왓패드를 결합한 네이버의 ‘글로벌 스토리테크 플랫폼’의 월간 이용자는 1억6700만 명, 창작자는 600만 명이다.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의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도 검토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의 자회사로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운영하는 위버스컴퍼니에는 5월 2119억 원을 투자해 지분 33.9%를 확보했다. 네이버가 운영해온 아이돌 그룹 기반 영상 중계 서비스 ‘브이라이브’는 위버스컴퍼니에 넘기며 플랫폼을 통합했다. 네이버웹툰은 하이브와의 협업 관계를 바탕으로 BTS 등이 등장하는 웹툰, 웹소설을 제작할 예정이다. 배트맨, 슈퍼맨 등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DC코믹스와도 협업을 진행한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유력 IP를 확보하려는 전략도 펼치고 있다. 콘텐츠 제작과 사업 등을 하는 인도네시아 미디어 기업 ‘엠텍(Emtek)’에 3월 1704억 원(지분 1.79%)을 투자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1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는 글로벌 1위 스토리텔링 콘텐츠 기업이 됐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쇼핑 플랫폼 확장을 위한 투자도 대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3월 이마트에 1500억 원, 신세계인터내셔날에 1000억 원 등 신세계그룹 주요 계열사에 총 2500억 원의 지분 투자를 했다. 신세계그룹이 구축한 오프라인 영역 유통 사업의 장점을 네이버의 전자상거래 영역과 연결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취지다.
최근 네이버가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의 지분 15%를 약 1300억 원으로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다. 카페24와의 전략적 제휴를 위한 지분 교환 거래는 이번 반기보고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 외에도 네이버가 상반기 국내외 스타트업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금액은 669억 원으로 나타났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콘텐츠, 이커머스, 핀테크 등 검색 외에 신사업 플랫폼을 키우기 위한 전략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대규모 투자 활동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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