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중저가 시장에선 샤오미의 거센 추격을 받는 가운데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성공이 절실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7일 폴더블폰인 ‘갤럭시Z 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을 출시를 통한 ‘폴더블 대중화’에 나섰는데,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업체와의 격차를 유지하는 한편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던진 폴더블폰 대중화 승부수가 스마트판 시장의 중대 승부처로 주목받는 이유다.
샤오미 24% vs 삼성전자 31%… 턱밑까지 추격
2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샤오미가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를 제외한 유럽 시장점유율 24%를 차지하면서 삼성전자(31%)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전년 동기 기준으로 유럽 시장 점유율은 샤오미가 13%에 불과했는데 불과 1년 만에 11%포인트가 상승한 것이다. 이로써 애플(20%)을 따돌리면서 유럽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유럽 시장 점유율이 4%포인트 하락하면서 절대강자 지위가 위태로워졌다.
올해 6월 기준으론 샤오미 유럽 점유율이 27.2%로 삼성전자(26.9%)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장에서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서유럽 시장에선 애플이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중저가 스마트폰이 각광을 받는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 시장에선 샤오미가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러시아와 CIS를 포함한 유럽 전체 시장 점유율로 따지면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대표적인 중저가 시장인 인도에서도 샤오미 강세는 계속됐다. 샤오미는 올해 2분기 인도시장 점유율 28.4%로 1위를 수성한 가운데 삼성전자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8%포인트나 떨어져 17.7%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중동¤아프리카 시장 점유율에선 여전히 삼성전자가 16%로 1위를 유지했으나, 샤오미가 8%포인트 상승한 11%로 삼성전자와 격차를 크게 좁혔다. 프리미엄 시장에선 애플이 버티는 가운데, 중저가 시장에선 샤오미가 대표 브랜드로 부상하는 형국이다.
화웨이 빠진 자리 샤오미가 채웠다
최근 1년간 스마트폰 시장에선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힘을 잃은 화웨이가 떠난 빈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핵심 관전 포인트였는데, 여기서 샤오미가 삼성전자에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화웨이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제재로 인해 지난해 9월부터 반도체 부품 수급 어려움을 겪었고 지난해 11월엔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를 매각하는 등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상실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중저가 라인업 점유율 확대를 통한 스마트폰 1위 브랜드라는 입지를 다질 기회였지만, 샤오미가 이 시장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면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스마트폰과 경쟁이라는 고민은 계속 이어지게 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기존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노트’ 모델을 단종시키는 한편 폴더블폰 확대 전략을 통해 승부수를 띄웠다. 여기엔 삼성전자를 무섭게 추격중인 샤오미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시장 경쟁자인 애플도 내놓지 못하는 폴더블폰 시장 확대를 통해서 시장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라인업이 17일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한 가운데 갤럭시Z플립3의 공시지원금은 최대 50만 원으로 책정하는 등 초반 마케팅에도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로선 올해 사전예약에서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성과가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플래그십이었던 갤럭시노트20과 비교해서도 폴더블폰의 사전예약 접수가 더 많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22일까지 갤럭시폴드 사전 예약 판매량이 50만 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실적만 보면, 폴더블폰 라인업이 갤럭시노트의 빈자리를 성공적으로 대체했다는 분석이 나올 만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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