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디지털기기 앞에서 난감해하는 한 고객 곁으로 ‘디지털 컨시어지’ 직원이 다가왔다. 그는 고객에게 디지털 기기 이용법을 쉽게 설명해줬다. 일을 마친 고객이 은행 직원을 만나기 위해 상담실에 들어서자 투명한 유리 벽면이 불투명하게 바뀌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밖에서 실내가 보이지 않도록 색깔이 바뀌는 스마트 글라스가 설치됐기 때문이다.
이는 8일 개막한 ‘2021 동아재테크·핀테크쇼’의 온라인 전시관(www.dongainsight.com)에서 신한금융그룹이 선보인 미래형 금융점포 ‘디지로그(DIGILOG)’의 모습이다. 최첨단 디지털 기술 도입으로 편리해진 은행 창구에 고객의 작은 불편까지 배려하는 아날로그 감성을 입힌 것이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하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신한금융을 비롯해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NH농협금융, IBK기업은행 등 국내 주요 금융회사들이 금융 거래와 자산 관리의 판을 바꾸는 다양한 혁신 금융서비스를 선보였다.
KB금융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마블(M-able)’을 들고 나왔다. 마블은 국내외 주식뿐 아니라 다양한 금융 상품까지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온라인 쇼핑몰처럼 수익률 상위 금융 상품을 쉽게 확인할 수도 있다. 주식 투자 초보자라면 ‘이지 트레이닝 모드’를, 노년층이라면 ‘큰 글씨 모드’를 이용할 수 있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금융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저축, 투자 등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체험형 금융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아이부자 앱’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전희진 하나은행 아이부자앱TFT 대리는 “부모가 주식을 사고 자녀는 부모의 주식 계좌를 같이 보면서 주식 투자를 경험해 볼 수 있는 ‘불리기’ 기능이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NH농협금융이 내놓은 ‘NH자산플러스’는 고객의 자산과 소비 지출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다. NH농협 관계자는 “자산 관리는 소수의 돈 있는 사람들만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많았는데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누구나 자산 관리를 쉽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 소비자의 시간을 절약하고 불편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춘 서비스도 다양하게 선보였다. ‘우리WON뱅킹’ 앱을 고객 중심으로 업그레이드한 우리금융은 은행권 최초로 ‘우리 아이 계좌 조회 서비스’를 새롭게 내놨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부모들이 본인의 은행 앱에서 만 14세 미만 자녀의 예·적금, 주택청약통장의 잔액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전에는 자녀의 계좌를 확인하려면 통장을 갖고 은행을 직접 방문해야 해 부모들의 불편이 컸다.
기업은행은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이 스마트폰을 결제단말기(POS)로 활용할 수 있는 ‘박스 포스(BOX POS)’ 서비스를 소개했다. POS를 유지하거나 교체하는 데 돈이 들지 않는 게 장점이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정책 지원금을 찾을 수 있는 맞춤형 기능도 포함돼 있다. 박스 포스는 넉 달 만에 1만 명 넘는 가입자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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