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가 팔고 있는 반려견 밥그릇이 화제가 됐다. 이 제품은 지난해 에르메스의 홈(Home) 컬렉션에서 공개된 제품으로 공식 홈페이지에서 153만 원(라지 사이즈)에 판매되고 있다. 에르메스 강아지 목욕통은 무려 225만 원이다.
강아지를 자식처럼 키우는 시대에 펫셔리(펫+럭셔리)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은 목줄, 식기 등 반려견 액세서리를 내놓고 있다. 고급 호텔 위주로 펫캉스(펫+호캉스) 상품도 인기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면서 생긴 새로운 트렌드라는 분석이 많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보복소비’가 과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 억눌린 소비욕구 분출되며 ‘펫셔리’ 소비 급증
최근 명품 브랜드들은 럭셔리 반려동물 용품 라인을 강화하는 추세다. 과거에도 목줄 등 간단한 소품은 있었지만 제품군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펜디는 올 4월 F이니셜이 새겨진 300만 원 상당의 캐리어를 내놓았고, 프라다는 올 5월 반려견용 우비(59만 원)를 출시했다. 패딩으로 유명한 몽클레르도 강아지 패딩을 45만∼61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반려동물 인구가 급증하면서 관련 용품 시장도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기준 국내 반려동물 인구는 약 1500만 명.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액세서리, 식기 등을 포함한 전 세계 반려동물 용품 시장 규모가 올해 287억 달러에서 2024년 326억 달러로 약 14%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생긴 명품 ‘보복소비’ 트렌드도 한몫했다. 여행 대신 고가 명품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반려동물에게도 프리미엄 상품을 사주기 시작한 것. 명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거치며 명품 자체에 대한 구매 장벽이 낮아지면서 반려용품에 대한 고객 문의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 반려견에 명품 입히며 ‘펫부심’ 부각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반려동물 옷이나 액세서리를 통해 일명 ‘펫부심(펫+자부심)’을 드러내려 한다. 이들에게 반려동물은 단순히 애완동물이 아니라 가족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인간과 반려동물의 관계는 인류 역사상 가장 고차원적인 수준으로 올라왔다”면서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럭셔리 반려동물 용품을 구매하는 게 일종의 라이프 스타일이 됐다”고 말했다.
호텔업계에서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고급 펫캉스(펫+바캉스) 상품을 내놓고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 최고급 브랜드 호텔인 ‘조선팰리스강남’은 지난달 출시한 ‘나이트 아웃 위드 마이 펫’ 패키지를 올해 말까지 운영한다. 펫 전문 브랜드와 협업해 반려견 사료, 샴푸 등을 제공한다. 켄싱턴호텔앤리조트는 기존 동물 투숙을 금했던 강원 설악밸리의 스위트 객실 8곳을 올해 펫 객실로 바꿨다. 객실에는 펫 용품을 새롭게 비치했다. 그랜드 조선 부산도 올해 1월부터 펫캉스가 가능한 객실을 운영했는데 반응이 좋아 최근 객실을 추가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멀리 여행을 가기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도심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펫캉스가 큰 인기”라며 “반려동물 상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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