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앞 한숨 ‘벌써 1년’…韓식품물가 OECD 최상위권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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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9월 18일 07시 31분


2021.9.16/뉴스1
2021.9.16/뉴스1
우리나라의 식품물가 상승률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최상위권에 오른지 만 1년째다. 지난해 역대 최장 기간 장마,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 등 겹악재와 함께 올초 정부 대응도 시원찮았던 여파다.

18일 통계청과 OECD에 따르면 8월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식품)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상승했다. 지금까지 월별 식품물가 상승률이 집계된 OECD 30개국 중 콜롬비아(11.5%), 멕시코(7.9%)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국내 식품물가 상승률은 작년 8월부터 OECD 5위 안에 들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Δ올해 7월 4위(6.4%) Δ6월 4위(6.5%) Δ5월 3위(7.4%) Δ4월 2위(8.1%) Δ3월 2위(8.4%) Δ2월 2위(9.7%) Δ1월 4위(6.5%) Δ작년 12월 4위(6.2%) Δ11월 3위(6.9%) Δ10월 2위(8.2%) Δ9월 2위(8.3%) Δ8월 4위(6.6%) 등 매달 빠짐없이 다섯손가락 안에 들었다.

그나마 최근 상승 폭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률임에는 틀림없다.

밥상물가 오름세는 지난해 7월만 해도 이렇게 크지 않았다.

국내 식품물가 상승률은 작년 5~7월 각각 2.4%, 3.3%, 4.3%로 OECD 19위, 13위, 8위에 올랐다. 심지어 분기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1분기 26위(1.7%), 2분기 26위(2.5%)로 식품물가 상승률을 공개하는 OECD 36개국 중 하위권에 속했다.

그보다 앞선 2019년 하반기에는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역대 최장 기간 장마와 태풍 등 기상 여건이 나빠지면서 주요 농수산물 공급이 크게 축소됐다. 이에 올봄 ‘금파(金+파)’, ‘파테크(파+재테크)’ 등 신조어가 널리 쓰이기도 했다. 또 AI 확산으로 산란계 대량 살처분이 이뤄지면서 계란 값은 지금도 평년보다 약 18% 비싸게 팔리고 있다.

올초 식품물가 불안은 작년 여름 날씨를 탓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 정부가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이 만 1년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식품물가 상승률이 8월까지도 국제 상위권에 들었다는 것은 서민들이 장바구니 물가 급등으로 생계에 큰 부담을 겪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물가 예측·대응이 실패했다는 평가에 더욱 힘이 실린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추석 연휴 약 한 달 전부터 정부 대응이 강화되면서 쌀을 포함한 17대 성수품 가격이 조금씩 진정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과 비교해 총 14개 성수품 가격이 하락했다. 특히 조기(-45.4%), 명태(-20.9%), 밤(-18.7%), 갈치(-17.6%), 마른멸치(-16.0%), 고등어(-14.9%), 대추(-14.1%) 쌀(-10.4%) 등 가격이 10% 넘게 내렸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17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계란(특란 30개)은 7월 하순까지 7000원대를 유지하던 가격이 8월12일 6000원대에 진입했고, 9월16일에는 8월30일 대비 244원 하락한 6503원을 기록했다”면서 “명절 후 공급여건 개선을 감안하면 추석 이후 추가 하락도 전망된다”고 말했다.

물론 식품물가가 평년 수준으로 되돌아 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무리 추석 직전 물가가 내렸다고 해도, 지난 1년간 이어진 급등세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통계청이 지난달 집계한 식료품·비주류음료 소비자물가지수는 121.16(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114.78)보다 6.38이나 높고 2019년 8월(107.70)과는 13.46 차이가 난다.

최근 시장에 풀린 11조원 규모 5차 재난지원금(국민지원금)도 식료품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이달 한육우 가격과 관련해 “추석 성수기 한우 도축 마릿수가 증가하나 도매가격은 지난해·평년보다 오를 전망”이라며 “코로나19로 가정 내 소비가 지속되는 데다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지급이 추가로 가격을 높이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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