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스타트업 잰153바이오텍은 이런 생각에서 시작된 기업이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오염 문제를 안고 있는 화학농약 대신 인체에 무해하면서 식물에 면역기능을 일으키는 생물농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원천기술이 부족한 탓에 자리를 잡지 못했다. 잰153바이오텍은 세균을 활용해 소나무재선충병을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드론 등을 활용해 공중에서 살포하는 데 최적화된 제품도 만들었다.
#2.큐티스바이오는 화장품, 패션 염료 등 인체에 닿는 곳에 사용되는 화학물을 바이오 기반 소재로 바꾸는 기업이다. 현재 바이오 기능성 화장품 원료와 바이오 염료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화장품 제조사 로레알이 2030년까지 석유화학 기반 소재를 활용한 화장품 원료를 바이오 소재로 바꾸겠다고 밝혔고, 패션브랜드 나이키도 지난해부터 바이오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늘려가고 있다.
두 회사는 사업성 있는 아이템을 찾았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독자적인 기술도 갖추고 있다. 다만 자본이 적고 기업을 경영해본 경험이 적다는 것이 한계였다. 최근 두 기업은 GS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 중인 ‘대전규제자유특구 블루포인트 투자펀드’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본격적인 사업화의 활로를 찾았다.
에너지, 건설, 유통 등에 주력해온 GS그룹이 새로운 영역인 바이오 스타트업을 지원하게 된 배경에는 ‘더 GS 챌린지’가 있다. 더 GS 챌린지는 올해 초부터 GS가 시작한 스타트업 발굴·육성 프로그램이다.
더 GS 챌린지는 전통 대기업이 인프라와 자원은 갖고 있지만 시장의 변화를 읽고 적응하는 데는 스타트업과 손잡는 게 유리하다는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시장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만 사업화에는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을 찾아 서로가 가진 장점을 공유하며 상생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게 더 GS 챌린지가 구상하는 모델이다.
변화는 허태수 GS 회장이 취임하면서 시작됐다. 허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디지털 역량 강화로 기존 사업의 진화와 미래 사업 발굴에 나서 달라”고 강조했다. 올 초에는 “친환경 경영과 디지털 역량 강화로 신사업 발굴에 매진해 달라”며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등과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GS의 투자 역량을 길러 기존과 다른 비즈니스를 만드는 ‘뉴 투 빅(New to Big)’ 전략을 추진하자”고 당부했다.
올해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모집한 1기에는 85개 스타트업이 지원해 6곳이 선발됐다. 6개 스타트업은 GS그룹 계열사와 함께하는 ‘스타트업 캠프’ 프로그램을 통해 초기 육성, 사업화 추진 등에 대한 조언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창업화 발표까지 하며 캠프 프로그램을 마쳤다. 이들 기업은 GS 계열사와 관계를 지속하면서 사업화를 추진해 나간다.
GS는 두 번째 챌린지 모집을 시작했다. 2기는 ‘차세대 에너지 기술로 만드는 지속 가능한 미래’가 주제다. 에너지 기술 기반의 예비·초기 스타트업을 모집한다. 탄소포집·활용 및 순환경제, 차세대 에너지 생산·관리, 전기차와 수소경제 등 3가지 분야로 나눠 선발된 스타트업들은 GS에너지와 함께 사업화를 모색한다. 선발된 스타트업에는 GS에너지 계열사의 발전소, 충전기 등 인프라에 제품, 기술 등을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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