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5개의 FTA 체결 이후 2003년부터 2015년까지 농업 분야에만 14조 원이 넘는 지원금을 쏟아부었지만 여전히 1조8000억 원의 농업 분야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1일 국회에 제출돼 비준 동의 절차를 밟고 있는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에는 보다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5년 사이 총 5건의 FTA가 발효된 이후 각각 5년 동안 농업 분야에서 집계된 손해는 1조8000억 원 규모였다. FTA 체결 국가별로는 한미 FTA가 9755억 원으로 가장 컸고, 한-EU FTA(3654억 원), 한-칠레 FTA(2345억 원) 순이었다. 생산 감소 대책을 따로 세우지 않은 한-아세안, 한-페루 FTA는 손해 규모 산정에서 제외했다.
정부는 FTA 체결에 앞서 총 3조7000억 원 규모의 농업 분야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14조8000억 원 규모의 관련 분야 지원 대책을 시행해왔다. 하지만 이 중에는 기존 사업을 재탕해 별도 FTA 대책이라고 보기 어려운 대책도 여럿 포함됐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한미 FTA 피해지원 사업에는 각각 1968년, 1975년부터 시작된 수리시설 개·보수와 배수개선 사업이 포함되기도 했다.
서 의원은 “정부가 예상했던 손해 규모보다 훨씬 많은 지원금을 투입하고도 농업 분야 생산감소를 방지하지 못했다”며 “현재 국회 비준중인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에는 반드시 실효성이 보장된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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