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 가까이 급락하며 6개월 만에 3,000 선을 내줬다. 국제유가 급등과 ‘공급망 쇼크’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중국 헝다(恒大)그룹 사태, 미국 부채 협상 난항 등 대외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일제히 출렁였다.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9%(57.01포인트) 하락한 2,962.17에 마감했다. 3월 24일(2,996.35) 이후 처음으로 3,000 선이 붕괴되며 반년간의 상승 폭을 모두 반납했다.
외국인이 6230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3530억 원, 2360억 원을 사들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지수도 2.83%(27.83포인트) 급락한 955.3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2.19%)도 하락 폭이 컸다.
전날 국제유가 급등과 헝다그룹의 주식 거래 중단, 미 의회의 국가부채 협상 공방 등이 겹쳐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아시아 주요 증시도 크게 출렁인 모습이다.
4일(현지 시간)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1월물은 2.3% 급등한 배럴당 77.62달러에 마감했다. 2014년 11월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가 급등은 중국·인도 전력난 등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붕괴 우려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 여파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0%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상승 동력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 중국발 악재가 한꺼번에 쌓이면서 당분간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高)물가 우려로 미국의 긴축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원자재, 에너지 가격 급등 등으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까지 겹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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