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농축산물·집세 다 올랐다…6개월 연속 물가 2%대 ‘고공행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6일 14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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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리터당 2290원과 2090원에 판매되고 있다. 2021.10.6/뉴스1
6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리터당 2290원과 2090원에 판매되고 있다. 2021.10.6/뉴스1
국제 유가가 치솟으며 휘발유와 경유가 20% 넘게 오르는 등 지난 달 공업제품 물가가 9년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그동안 물가 상승을 이끌던 농축수산물의 오름폭은 다소 둔화됐지만 기름값 등 원자재 가격과 공공요금 등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압력으로 작용해 연말 물가 상승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83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5% 올랐다. 물가 상승률은 7, 8월(각각 2.6%) 연중 최고치를 찍는 등 4월부터 6개월 연속 2%대를 유지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2%를 넘은 것은 2009년 8월~2012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3분기(7~9월) 물가 상승률은 2.6%로 분기 기준으로 2012년 1분기(3.0%) 이후 가장 높다.

품목별로는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며 석유류(22.0%), 가공식품(2.5%) 등 공업제품 물가가 3.4% 올랐다. 이는 2012년 5월(3.5%) 이후 약 9년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휘발유(21.0%), 경유(23.8%), 자동차용LPG(27.7%), 라면(9.8%), 빵(5.9%)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 유가 등 치솟는 원자재 가격이 기업 생산 비용을 높이며 전반적인 물가 수준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3.7% 올랐다. 돼지고기(16.4%)와 달걀(43.4%), 쌀(10.2%)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폭염과 장마 등 단기적인 수급 차질 요인이 줄고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며 7월(9.6%), 8월(7.8%)보다 상승폭은 매달 낮아지고 있다.

집세는 전년 동월 대비 1.7% 올랐다. 전세는 2.4% 오르며 2017년 11월(2.6%)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월세는 0.9%가 올라 2014년 7월(0.9%) 이후 가장 높았다. ‘임대차 3법’ 등의 영향이 지속되고 주택 공급이 부족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4분기(10~12월) 물가도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전방위적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기획재정부는 전기요금 동결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부처 협의 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고 있는 11월 가스요금 인상이 현실화되면 물가 상승 압박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어운선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둔화돼 전월에 비해 오름폭은 축소됐다”라면서도 “국제유가와 환율, 원유 상승 등 물가 상방 요인이 더 많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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