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확실성 불안 요인 꼽아 “中기업부채-美금리 등 영향”
공급난-원자재가격 상승도 악재
정부 “거시경제 양호” 진화 나서…사흘연속 하락 코스피는 반등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KDI가 경기 둔화 가능성을 언급한 건 올해 3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내수 부진과 공급망 쇼크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KDI는 7일 내놓은 ‘KDI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면서비스업 부진으로 회복세가 둔화된 가운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돼 하방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데 대외 여건까지 악화돼 그간 경제를 견인한 수출 전망도 불투명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KDI는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이후 올해 4월 “경제 심리가 개선돼 경기 부진이 완화됐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8월부터는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이번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경기 하방 위험’을 경고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하방 위험’은 불확실성이 더 구체화됐다는 표현”이라며 “중국의 기업 부채 문제와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 생산 차질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방역조치가 강화되며 대면서비스업이 부진해진 게 경기 둔화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숙박 및 음식점업 생산이 전월 대비 5.0%, 교육 서비스업이 1.7% 줄어드는 등 대면 업종의 부진이 이어졌다. 제조업의 경우 수출 흐름은 양호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8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전달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도 경기 둔화 가능성을 높였다. 세계적인 공급난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KDI는 분석했다.
경기 불확실성 우려가 커지고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정부는 진화에 나섰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우리 시장의 기초여건을 고려할 때 다른 국가에 비해 다소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13억 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역대 최저 가산금리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이 점을 강조하며 “우리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견고한 신뢰를 방증하는 성과”라고 평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시장 점검회의에서 금융시장 상황과 관련해 “당분간 변동성 확대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우리 기업의 견조한 실적과 양호한 거시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과도한 불안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한편 10월 들어 사흘 연속 하락했던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51.15포인트(1.76%) 오른 2,959.46에 마감하며 반등했다. 코스닥지수도 31.07포인트(3.37%) 오른 953.43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연고점(1192.3원)을 갈아 치웠던 원-달러 환율은 1.9원 내린(원화 가치는 상승) 1190.4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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