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7~9월) 73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장기화에도 반도체, 스마트폰 사업이 선전하며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 둔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깜짝 실적’ 행진이 계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8일 올해 3분기 매출 73조 원, 영업이익 15조8000억 원을 올렸다고 잠정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대비 9.0%, 영업이익은 27.9%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새로운 기록을 썼다. 삼성전자는 기존 분기 매출 최고 기록인 지난해 3분기(66조9600억 원)보다 6조4000억 원이나 많은 73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분기 매출이 70조 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분기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었던 2018년 3분기(17조5700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잠정 실적에선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으나 업계에서는 영업이익의 절반이 넘는 9조7000억~10조 원 가량을 반도체(DS) 부문에서 거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D램, 낸드플래시 등 서버, 정보기술(IT) 기기 등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요가 계속되며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좋았고,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정 수율이 개선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중 상당 부분을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했을 것으로 본다.
환율도 반도체 수익 개선을 도왔다. 3분기 평균 환율은 1157.7원으로 2분기 평균 환율(1121.6원)보다 3.2% 올랐다. 달러강세일 때는 스마트폰, TV, 가전 등 세트 사업에는 부정적이지만 반도체 사업에는 긍정적이다. 증권가에서는 환율 상승으로 수천 억 원대의 영업이익이 오른 효과를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출시 39일 만에 100만 대가 넘게 팔린 폴더블(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을 앞세운 정보기술·모바일(IM) 사업부문은 부문도 3조7000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8월 선보인 갤럭시Z폴드3·플립3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가운데 3번째로 빠른 100만 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이 탄탄하게 갖춰졌고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등의 판매도 꾸준히 늘어 전분기 대비 증가한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스마트폰에 판매되는 반도체 부족으로 판매에 제한이 있었던 점과 폴더블폰 조기 정착을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 비용을 집행한 영향으로 올해 1분기 거뒀던 4조4000억 원보다는 소폭 감소한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1~6월) 호실적을 올렸던 소비자가전(CE) 부문은 다소 주춤한 8000억 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부터 TV, 가전 사업의 수요를 이끌어 온 펜트업 수요(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가 한풀 꺾인 데다 물류비, 재료비의 상승으로 수익성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올 4분기(10~12월)부터 삼성전자의 실적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주력인 D램 가격이 4분기 들어 최대 8%까지 하락하는 등 업황 둔화 기미가 관측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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