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60돌 맞이한 전경련…현 정부 ‘패싱’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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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14일 08시 04분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참전국·참전용사 후손 초청 감사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6.17/뉴스1 © News1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참전국·참전용사 후손 초청 감사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6.17/뉴스1 © News1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14일 기업가정신을 짚어보는 포럼행사를 개최한다.

전경련 창립기념일은 8월16일이지만, 행사 당일은 자체 휴무일로 지정하고 별다른 행사를 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도 예년처럼 특별한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갔지만, 사람으로 치면 ‘이순’(耳順)의 나이가 된 올해는 포럼행사 등을 통해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경제 발전을 리드할 기업가정신을 짚어본다.

전경련은 1961년 고(故) 이병철 초대 회장 등 13명의 기업인이 주도해 설립한 ‘한국경제협의회’에서 시작했다.

이병철 회장을 비롯해 고 정주영 명예회장(13~17대),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18대), 고 최종현 SK 회장(21~23대), 고 김우중 전 대우 회장(24~25대) 등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회장을 맡으며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로 자리매김해왔다.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굴지의 대기업이 대거 참여해왔던 만큼, 과거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여타 경제단체보다 적극적으로 재계의 입장을 피력해왔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이 주도한 K스포츠미르재단 설립 과정에서 전경련이 대기업 자금을 모으는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위상이 바닥까지 추락했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이후 한때 존폐기로에까지 섰던 전경련은 최근 5년여 기간이 ‘고난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6년 12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 청문회를 계기로,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이 모두 탈퇴하면서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라는 평가가 무색해졌다.

서울 여의도 소재 전경련 회관 전경. © News1
서울 여의도 소재 전경련 회관 전경. © News1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청와대가 주최하는 간담회를 비롯해 각종 정부 행사에서 배제되는 이른바 ‘전경련 패싱’이 이어지고 있다.

2011년 33대 회장에 추대돼 10년 넘게 회장직을 이어가고 있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올해도 후임자를 찾지 못해 올해 5연임하며 2년 더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허 회장이 2011년 50주년과 올해 60주년을 모두 회장으로서 맞은 셈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처음으로 4대 그룹 총수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새 수장으로 추대하며, 전경련을 대신해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사실 전경련은 허 회장이 수장을 맡은 2011년 이전부터도 주요 기업 회장이 수장 자리를 거부하고, 안팎에서 쇄신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경련이 경제산업계와 국민이 바라는 바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시대적 흐름마저 읽지 못하는 우를 다시 범하지 않길 바란다”며 “그저 시간이 해결해주리라 판단한다면 큰 오산으로, 진정성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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