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중국이 선박 수주 1위를 차지했다. 5월 이후 줄곧 중국에 우위를 점하며 선두를 달렸던 국내 업계가 5개월만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선두를 뺏겼음에도 여유로운 표정이다. 중국에 비해 3배 이상 비싼 고부가가치 선박을 수주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9월 선박 발주는 328만CGT(116척)로 중국 195만CGT(75척, 60%), 한국 91만CGT(14척, 28%), 일본 26만CGT(15척, 8%) 순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2024년까지 안정적 건조 물량 확보 ▲신조선가 상승 추세 등을 감안해 고부가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에 나선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로 9월 수주한 선박의 척당 단가는 중국이 6000만달러인 것에 비해 한국은 1억7000만달러로 약 3배 가량 비쌌다.
올해 조선 빅3는 일찍이 수주 목표를 채우는 등 순항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최대 조선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조선 빅3 가운데 제일 먼저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월15일 아시아 소재 선사와 총 4571억원 규모의 초대형 LNG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올해 목표를 넘겼다. 현재까지 201척 194억달러(해양 3기 포함)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 149억달러의 약 130%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14일 LNG운반선 4척을 수주하며, 수주목표를 7년 만에 초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컨테이너선 20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1척, 초대형LPG운반선 9척, LNG운반선 6척, WTIV 1척, 잠수함 1척, 해양플랜트 2기 등 총 50척/기 약 85.8억달러 상당의 선박, 해양플랜트 및 잠수함을 수주해 올해 목표 77억달러 대비 약 111%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수주목표를 달성한 것은 조선시황의 급격한 악화로 수주가 급감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2014년 149억달러 수주 이후 처음으로 80억달러 이상을 수주해 일감 확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현재 수주잔량도 약 222억달러로 2년치 이상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총 64척, 86억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 91억달러의 95%를 달성했다. 단독 협상중인 쇄빙 셔틀탱커 규모를 감안하면, 올해 한 차례 높인 수주목표(78억달러 → 91)의 초과 달성이 기정 사실화 되고 있다.
조선 빅3는 안정적인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월21일 열린 2분기(4~6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이 같은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당시 한국조선해양은 “현재 2년 반 가량의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 일반 상선 기준으로 수주하면 당초 계획 대비 약 130%까지 수주가 가능하다”며 “신규 수주는 마진이나 수익성 확보 여부를 분석해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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