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공세에 맞서 토종 OTT들도 맞대응에 나섰다. ‘K콘텐츠 원조’의 노하우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어 해외 OTT와 정면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토종 OTT 플랫폼 티빙은 18일 독립법인 출범 1주년을 기념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을 공개했다. 2022년 일본, 대만을 시작으로 2023년엔 넷플릭스의 안방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후 유럽 등 10개국 이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티빙이 해외 시장으로 나서면 지난해 9월 일본에 진출한 왓챠에 이어 ‘해외 진출 토종 OTT’ 2호가 된다.
티빙은 글로벌 진출의 파트너로 네이버의 글로벌 메신저 플랫폼 ‘라인’을 선택했다. 라인은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등 세계 230여 개국에서 2억 명에 달하는 월간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티빙과 라인은 아시아 및 글로벌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과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정 라인플러스 대표는 “라인의 글로벌 사업 역량과 티빙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결합한다면 아시아를 대표하는 OTT 플랫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티빙이 해외 진출을 선언한 것은 최근 ‘오징어게임’을 비롯한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공세에 맞서 ‘원조’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의미도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한국 콘텐츠 제작에 5억 달러(약 6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고, 다음 달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디즈니플러스도 향후 한국 콘텐츠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K콘텐츠를 향한 글로벌 쟁탈전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는 해외 사업자의 국내 진출에 대해 “디즈니와 넷플릭스 등 해외 기업들의 진입이 시장을 달구는 역할을 하고 있고, 홈그라운드에서 (글로벌 경쟁에 대한) 1차전을 치르는 것이 오히려 다행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대중이 가장 끌리는 팬덤을 캐치하고, 프랜차이즈화하는 능력과 경험이 티빙만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티빙은 글로벌 진출 외에 TV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위해 삼성전자 등 스마트TV 제조사와의 협업 계획도 내놓았다. 양지을 공동대표는 “티빙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삼성, LG를 비롯한 다양한 업체의 스마트TV에 티빙 서비스가 지원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티빙 전용 서비스 버튼 등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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