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의류소매점을 운영해온 한영미 씨(56)는 코로나19 여파에 지난해 말 운영하던 가게를 접었다. 앞길이 막막했지만 스타벅스의 리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1월 바리스타로서 ‘인생 2막’을 열었다. 50대 신입사원으로 거듭난 한 씨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하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만 있다면 얼마든지 기회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온라인으로 열리는 ‘2021 리스타트 잡페어’에서 기업들은 나이와 성별, 학력의 틀을 깬 ‘열린 채용’에 나선다. 경력이 없는 청년 구직자부터 재취업을 준비중인 여성,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일자리에 도전할 수 있다.
스타벅스는 청년과 여성, 장애인, 중장년층 등을 꾸준히 채용해왔다. 특히 경력이 단절됐던 전직 여성 스타벅스 관리자들을 정규직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주는 ‘리턴맘 재고용 제도’는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160여 명이 재입사했다. 스타벅스는 올해 연말까지 바리스타 직군 등 1600여 명에 달하는 직원을 추가로 채용한다.
배송직원을 100% 직고용해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제공하는 쿠팡도 잡페어 기간 동안 열린 채용을 한다. 쿠팡은 자사 배송직원인 ‘쿠팡친구(쿠친)’을 채용할 때 학력, 경력, 연령, 성별 제한 같은 자격 조건을 두지 않는다. 만 21살에 연봉 4600만 원을 받고 있는 ‘최연소 쿠친’ 강호준 씨 같은 직원들이 적지 않다. 강 씨는 “입사하고 성장하는데 학벌이나 경력, 나이는 중요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분위기 덕분에 더욱 열정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친은 지입제를 기반으로 하는 일반 택배회사와 달리 쿠팡 소속 정규직으로 주5일, 52시간제 준수하고 있다. 또 연간 130일 가량의 휴무, 4대 보험, 건강검진, 유류비를 비롯한 각종 업무 관련 비용을 지급받는다.
인테리어 등 위드코로나 시대 유망 업종으로 떠오른 기업들도 잡페어를 통해 구직자와 만난다. 가구업계 1위 기업인 한샘은 인테리어 수요가 급증하면서 늘어난 시공 전문 인력을 대거 채용한다. 한샘은 올 연말까지 2300여 명의 전문 시공 인력을 뽑을 예정이다. 요리사 출신의 한샘 시공기사 최강하 씨(28)는 “요리사 시절 월 200만 원대를 벌었다면 지금은 월 500만 원대를 벌고 있다”며 “시공 일이 고소득 전문기술직으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차츰 실력을 키워 인정받는 전문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당 35시간 근무 초과 시 분 단위로 연장근무 수당을 지급하는 등 스타트업계에서 복지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도 이번 잡페어에서 채용에 나선다. 주 채용직군은 개발, 콘텐츠·서비스 등이다. 최근 종합유통기업으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는 hy는 ‘프레시 매니저’를 모집한다. 프레시 매니저는 흔히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직군의 정식 명칭이다. 지난해 6월부터 프레시 매니저 활동을 하고 있는 홍서영 씨(34)는 “경력과 나이에 상관없이 여성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며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이 있는 일인만큼 구직 중인 이들이라면 적극 도전해보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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