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도시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이하 ’도심복합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가 6차례에 걸쳐 56곳을 선정한 데 이어 28일(어제) 경기 인천 부산 대구 등에서 민간제안으로 9곳을 추가로 확보한 것이다. 또 28일 서울 은평구 증산4구역을 사업예정지구로 지정한 데 이어 29일(오늘)에도 은평구 연신내역, 도봉구 방학역과 쌍문역 동쪽 등 3곳을 예정지구로 추가 지정했다.
정부는 4곳을 포함해 올해 말까지 주민 동의율이 3분의 2가 넘는 지역들(19곳)을 모두 예정지구로 지정하고, 이 가운데 8곳은 본 지구 지정 절차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촬영장소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 곳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9곳 추가
국토교통부는 28일(어제) ‘2·4대책’에 필요한 택지 확보를 위해 진행한 민간제안 통합공모 결과 70곳이 신청했고, 이 가운데 15곳을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민간제안 통합공모는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민간의 요청을 받아 적정성을 검토한 뒤 후보지를 정하는 것이다. 경기도가 10곳으로 가장 많고, 부산이 2곳이며 인천 대구 대전이 각 1곳이다. 모두 1만7000채 물량이다.
국토부는 또 민간 공모를 받지 않고 구청의 제안을 받아 후보지를 정하는 서울의 경우 강서구와 구로구에서 각 1곳씩을 추가했다고 덧붙였다. 추가된 2곳은 공공정비와 소규모 정비사업 추진 대상지이다.
이에 따라 이번에 추가된 후보지는 모두 17곳이다. 이 가운데 도심복합사업 물량은 9곳이다. 경기도 5곳(계획주택물량·6447채) 부산 2곳(3497채) 인천 1곳(3240채) 대구 1곳(657채)이다. 특히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광명8구역(1396채)은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에 인접해 있어 직주근접이 가능한 주거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인천에서 추가된 후보지 도화역 역세권(3240채)도 입지가 좋은 데다 3000채가 넘는 대규모 주택 공급이 가능해 관심을 모은다. 이밖에 대구 1곳(캠프조지·2605채)와 부산 2곳(장전역·2055채, 부암 3동·1442채)들도 모두 1000채가 넘는 주택을 지을 수 있어 지역 주택공급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연내 19곳 예정지구 지정, 8곳은 본 지구 지정 목표
한편,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29일(오늘)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가운데 하나인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위치한 연신내역 역세권 사업지를 찾았다. 이곳은 이날 예정지구로 지정되는 3곳 가운데 1곳이다.
연신내역을 중심으로 반경 150m 이내에 위치한 초역세권 지역이지만 20년 이상 노후 건축물이 지역 내 전체 건축물의 77.5%를 차지할 정도로 개발이 더딘 곳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관련법이 개정된 9월21일 이후 주민동의서를 다시 받았는데 한 달여 만에 전체 주민의 78%가 다시 동의서를 써낼 정도로 개발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지역이다.
노 장관은 현장 점검 뒤 진행된 지역주민 간담회에서 “연신내역 등 선도구역 후보지 사업들을 조기에 성공시켜, 도심복합사업이 기존 민간위주의 주택공급 패러다임을 바꾸는 새로운 공급모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이날 배포한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2·4대책 발표 이후 모두 65곳 8만9600채 규모의 도심복합사업 후보지를 선정했다”며 “이 가운데 주민동의를 3분의 2 이상 확보한 19곳은 연내 예정지구로 지정하고, 이 가운데 8곳은 본 지구 지정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정지구로 지정되면 구역 내 개발행위 등이 제한되고, 중앙 부처 및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 개발에 필요한 협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또 개발사업을 이끌어나갈 주민협의체도 구성된다.
이후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업계획이 확정되면 본지구로 지정된다. 본 지구 지정 이후에는 설계공모를 거쳐 시공사를 선정하고, 복합사업계획을 수립한 뒤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 오징어게임 촬영장 부근도 개발된다
국토부가 연내 예정지구로 지정하겠다고 밝힌 19곳 가운데에는 넷플릭스가 최근 공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 ‘오징어게임’의 주요 촬영장소와 길 하나 사이를 두고 위치한 지역이 포함돼 있다.
바로 서울 도봉구 쌍문1구역이다. 덕성여대와 효문고등학교 주차장 앞에 자리한 곳이다. 여기에서 오징어게임의 주인공 조상우(박해수 분)의 어머니자 운영하는 생선가게가 있는 백운시장은 불과 200여m 거리이다. 길(우이천로)을 따라 2,3분 정도 걸으면 닿는다.
이곳에서 덕성여대 후문 쪽으로 10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또다른 주인공 성기훈(이정재 분)과 극의 반전을 이끄는 주요 인물인 오일남(오영수 분)이 소주를 마시던 편의점(CU쌍문우이천점)도 나온다.
쌍문1구역은 전체 부지면적 3만9200㎡에 20년 이상 노후된 건물이 76%에 달하는 저층 주거밀집지역이다. 국토부가 ‘2·4대책’에 필요한 1차 후보지로 발표한 21곳에 포함됐을 정도로 일찌감치 사업 참가를 결정했던 곳이다. 국토부는 이곳에 주택 1008채를 짓는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국토부는 후보지로 발표할 당시 용도지역을 1~2단계 높이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용적률을 평균 200%포인트 이상 높여주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오징어게임의 두 주인공 성기훈과 조상우가 어릴 적 오징어게임을 즐기며 뛰어놀던 동네가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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