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 문턱 더 높아져…임원 승진 확률 0.76%로 하락

  • 뉴시스
  • 입력 2021년 11월 3일 11시 04분


100대 기업에서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확률은 지난 2011년 이후 지금까지 평균 1%를 넘기지 못했다. 100명 중 1명도 채 임원으로 진입하지 못하는 셈이다.

최근 10년 새 임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좁은 문이 더 닫힌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확률은 2011년 0.95%에서 2021년 올해는 0.76%로 더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직원이 임원이 될 수 있는 경쟁률도 2011년 105.2대 1에서 131.7대 1로 더 치열해진 양상을 보였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2021년 100대 기업 직원의 임원 승진 가능성 분석’에서 이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고 3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파악된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수는 83만771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84만7442명보다 9727명(1.1%↓) 줄어든 숫자다. 같은 기간 미등기임원은 6578명에서 6361명으로 감소했다. 임원 217명(3.3%↓)이 회사를 떠난 것이다. 비율만 놓고 보면 직원보다 임원 자리 감축 속도가 빨랐다. 작년 대비 올해 기준 직원 45명 당 1명꼴로 임원 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코로나19가 본격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직원과 임원 수는 두 그룹 모두 하락했다. 2019년 당시 100대 기업 직원과 임원 수는 각각 85만3970명과 6655명.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으며 최근 2년 새 직원은 1만6266명(1.9%↓), 임원은 294명(4.4%↓)이 회사를 떠났다.

연도별 100대 기업 임원 1명 당 직원 수는 2011년 105.2명(임원 승진 확률 0.95%)→2015년 106.8명(0.94%)→2018년 124.5명(0.8%)→2019년 128.3명(0.78%)→2020년 128.8명(0.78%)으로 점점 높아졌다. 올해는 131.7명으로 작년보다 많아졌다. 이렇다 보니 100대 기업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확률은 더 낮아졌다. 2011년 당시 100대 기업에서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은 0.95% 수준이었다. 이후 2015년(0.94%)→2018년(0.8%)→2019년(0.78%)→2020년(0.78%) 순으로 낮아지더니 올해는 0.76%까지 내려갔다. 임원 승진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2011년 당시 100대기업 직원은 69만6293명, 임원은 6610명이었다. 10년이 지난 2021년 올해는 직원은 14만1400명 넘게 늘었지만, 임원은 250명 정도 줄어 대조를 보였다. 경영 효율성 차원에서 매년 대기업의 임원수를 줄이는 상황이었는데, 코로나19가 임원 자리 감축에 가속 페달을 밟은 셈이다.

4대기업의 임원 1명당 직원 수도 달랐다. 삼성전자(작년 101.7명→올해 106.2명), SK하이닉스(189.5명→189.1명), LG전자(127.7명→128.8명), 현대자동차(150.1명→147.8명)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4대기업 중 현대차만 임원 1명이 관리 직원 수가 작년 대비 감소하고 나머지 3개 대기업은 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를 제외하고 직원의 임원 승진 가능성이 멀어졌다는 의미다.

100대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의 미등기임원 숫자가 가장 많았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파악된 미등기임원은 1052명. 여기에 사내이사 5명까지 합치면 전체 임원(사외이사 제외)은 1057명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임원 1명 당 직원 숫자는 2014년(80.7명)→2015년(83.3명)→2016년(89.8명)→2017년(94명)→2018년(97.4명)→2019년(100.1명)→2020년(101.7명)→2021년(106.2명)으로 다소 증가 추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임원 승진 확률도 2014년 1.24%에서 2021년 올해는 0.94%로 소폭 낮아졌다. 그나마 올해 100대기업 평균 0.76%보다는 다소 높았다.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이사는 “최근 대기업들은 사업 속도를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임원 직급별 단계를 좀더 단순화하고 인원수도 줄이고 있는 추세여서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는 과거보다 점점 낮아지고 있다”면서도 “2022년 연말 인사는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경영 판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젊고 유능한 임원들을 전진 배치해 신사업을 선점하려는 경향이 강해져 작년보다는 신임 임원 수가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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