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내년 기준금리 2%까지 오를라…미 테이퍼링 발표에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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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4일 12시 59분


2021.10.26/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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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 발표에 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다. 이번 테이퍼링 발표가 예상치 못했던 바는 아니었지만 향후 미국의 자산매입 축소 속도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려 있다.

미국이 돈줄을 죄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전 세계 금융시장에 휘몰아칠 후폭풍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어서다. 이미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한 우리나라는 신흥국보다는 물론 경계감이 덜하다. 하지만 벌써부터 내년 기준금리가 2%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추가 금리인상론에 힘이 실린다.

4일 금융권에선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 축소 발표가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한은도 이날 ‘상황점검회의’ 개최 결과를 발표하고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결과는 시장 예상과 대체로 부합하였으며 국제금융시장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연준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현재 수준인 0.00∼0.25%로 동결하면서도 11월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매월 150억달러씩 축소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이미 예견된 수순으로 받아들였고 미 증시는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미 뉴욕 증시 3대 지수인 다우지수와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나스닥 지수는 전장에 비해 상승하며 나흘 연속 신고점을 새로 썼다.

국내외 금융권이 주목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시각이다. 그레고리 데이코(Gregory Daco)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수석경제연구원은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계획은 2022년 중반까지 8개월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우리는 연준이 2022년 첫 6개월 동안 인플레이션 동향을 관찰하고 2022년 12월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연준은 이번에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 ‘일시적’이라는 기존의 견해를 유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테이퍼링 결정이 금리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신호로 의도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선을 그었다. 그러나 금융권에선 향후 미국의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질 경우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일시적’이라는 표현을 철회하진 않았지만 적어도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인정했다고 평가된다”면서 “현재로선 미국의 통화정책이 영국이나 캐나다보다는 완화적인 수준이며, 내년 상반기까지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다면 연준의 매파적 행보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그룹 ING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양적완화는 더욱 일찍, 아마도 2022년 1분기에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2022년 하반기, 9월과 12월에 걸쳐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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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테이퍼링이 눈앞에 닥치자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자못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앞서 지난 8월 사상 최저였던 0.50%의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해 0.75%로 올린 상황이다. 오는 25일 열리는 11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는 0.25%p 한 차례 더 오를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권은 앞으로 미국의 긴축 시간표와 맞물려 내년 말까지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얼마다 더 오를지를 두고 설왕설래하는 분위기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본격적인 통화정책 긴축으로 들어가면서 신흥국의 스트레스가 훨씬 커질 것“이라며 ”미국의 내년 하반기 금리인상이 우리나라 통화정책에 경계감을 주긴 하겠지만 그보다는 한은이 그간 기준금리 근거로 내세웠던 금융불균형 시정 등의 국내 사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미국에서 내년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우리나라 역시 전반적으로 금리 상방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채권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내년에 3번 추가로 오르면서 1.75~2.00%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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