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일회용컵 사라진 첫날 “친환경 좋지만 불편”…반응 엇갈려

  • 뉴스1
  • 입력 2021년 11월 7일 08시 46분


6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재사용컵(리유저블컵)을 반납기를 활용해 반납하는 모습 © 뉴스1
6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재사용컵(리유저블컵)을 반납기를 활용해 반납하는 모습 © 뉴스1
“컵 보증금 1000원은 반납기에 컵을 넣으면 환급됩니다. 잘 씻어서 넣어주세요.”(스타벅스 파트너)

“그럼 컵을 밖으로 가지고 나가면, 다 마시고 반납은 이 매장에 다시 와서 해야 하나요?”(30대 고객 서미정씨)

6일 오전 서울 중구 소재 스타벅스 시청점에는 한때 긴 줄이 생겼다. 일회용 종이컵·플라스틱컵 대신 다회용컵(리유저블컵)에 음료를 담아 주면서 1000원을 추가 결제해야 해 이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음료를 주문한 이들은 ‘친환경 정책에는 공감한다’는 분위기다. 다만 컵 반납기를 비치한 매장 수를 늘리고, 유예기간을 둬서 고객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도 함께 당부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이날부터 서울시청 인근 12개 매장을 ‘일회용컵 없는 에코 매장’으로 변경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량을 줄여서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서울시청 일대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커피 제조대에 그간 사용하던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종적을 감췄다. 대신 반투명 비스페놀 A프리(BPA Free) 다회용컵이 이 자리를 대신 채웠다. 이 컵은 일회용 컵을 대체하기 위해 스타벅스가 해피해빗(SK행복나눔재단·SKT의 환경보호서비스)과 함께 만들었다.

스타벅스 파트너(현장 직원)는 고객이 내방할 때마다 새로 시행된 정책을 설명하기에 바빴다. “일회용컵 없는 매장으로 탈바꿈해서 1000원이 보증금으로 추가되며, 반납 시 환급된다”는 설명을 반복해서 말하다 보니 주문은 종전보다 1분 가량 더 소요됐다.

6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스타벅스에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컵 대신 다회용컵(리유저블컵)이 놓여있다.(위) ‘일회용컵 없는 에코 매장’에서는 1000원 환급금을 내야 이 컵에 음료를 담아 테이크아웃할 수 있다. 한 바리스타가 다회용컵에 커피를 제조하고 있다. 2021.11.6/뉴스1 © 뉴스1
6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스타벅스에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컵 대신 다회용컵(리유저블컵)이 놓여있다.(위) ‘일회용컵 없는 에코 매장’에서는 1000원 환급금을 내야 이 컵에 음료를 담아 테이크아웃할 수 있다. 한 바리스타가 다회용컵에 커피를 제조하고 있다. 2021.11.6/뉴스1 © 뉴스1


스타벅스 앱 내 주문(사이렌 오더) 역시 선택사항이 바뀌었다. 여타 매장에서는 컵 선택 사항에 ‘일회용컵’이 있던 부분에 ‘리유저블컵’이 나타났고, 하단에는 ‘리유저블컵 선택 시 보증금 1000원이 추가된다’는 안내가 붙었다. 금액은 1000원이 자동합산됐다.

고객 반응은 대체로 우호적이다. 시청점에서 만난 50대 최모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 기간 플라스틱 컵을 많이 썼다. 플라스틱 저감정책은 환영”이라고 밝혔다. 30대 김모씨도 “기후 위기 관련 사진, 영상을 보며 공감했다. 번거로움은 한순간”이라면서 일회용컵 없는 매장 현수막을 사진에 담았다.

주문한 커피·음료가 담겨 나오는 리유저블컵에는 스타벅스와 관련한 글씨나 로고는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행복을 위한 행복한 습관’ ‘이 컵은 다회용컵입니다. 환경보호에 동참해주셔서 감사합니다’는 글씨가 인쇄돼 있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향후 여러 커피전문점이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친환경 동맹’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여러 곳에서 컵 사용이 가능하도록 해피해빗과 함께 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음료 제공시 다회용컵에 올리는 뚜껑은 여전히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제공됐다. 이때문에 차가운 음료를 주문할 경우 재사용컵과 일회용 플라스틱 뚜껑, 종이빨대 등 세 종류의 용품이 제공됐다. 스타벅스 파트너는 “뚜껑 부분은 재활용 쓰레기 투입구에 넣어주시면 별도로 재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유저블 컵 반납기는 카메라와 센서가 컵 파손 여부와 오염 정도를 파악해 보증금을 환급했다. 다만 컵 내부에 음료 거품이 남은 경우에는 ‘컵 내부를 비워달라’는 문구가 나타나며 환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매장을 이용한 한 60대 남성은 컵 옆면에 스티커가 부착된 것을 모르고 컵을 3~4회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기도 했다. 이런 경우가 여러번 발생하자 스타벅스 파트너가 컵 반납기 옆에 대기하면서 환급을 도와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다만 단체주문이나 컵 반납기가 없는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 난감한 상황도 벌어졌다.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10잔 가량을 주문한 서주영씨(35)는 “앱에서 리유저블컵에 담아준다는 것을 보고, ‘리유저블 컵 대란’ 당시 증정한 컵같은 제품인 줄 알았는데 반납해야 하는 컵이라 10개를 언제 다시 들고와서 하나씩 반납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했다. 그는 또 “서울시청 근처 매장은 커피 단체 주문이 많다. 평일에는 컵 반납을 위한 긴 줄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대학원생 박진주씨(29)는 “양천구 목동 쪽으로 이동할 예정인데, 컵 반납을 위해 다시 서울시청에 와야할 판”이라면서 자리를 떴다. 결혼식 참석 전 지인들을 만나러 매장에 잠깐 머물렀던 40대 여성 유모씨는 “일회용컵에 옮겨 담아줄 수 없다는 말에 음료를 버릴 수 밖에 없다. 핸드백만 들고 나와서 다회용컵을 넣을 수도 없다”고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스타벅스 측은 “일회용컵 없는 매장을 늘리면서 컵 반납기도 함께 늘릴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스타벅스는 2022년중으로 서울 전 매장, 2025년에는 전국 모든 매장을 일회용컵 없는 매장으로 전환해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을 전면 중단할 계획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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