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공급 대란이 심각해지면서 승용차 시장에서 경유차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기오염 주범이라는 인식 탓에 경유 차량을 외면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요소수 대란으로 이런 상황이 더 심해지고 있다.
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경유 세단과 레저용차량(RV) 등 승용차 분야에서 경유차 등록 대수는 19만5835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8만7009대) 대비 31.8%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승용차 판매량이 8.0%(121만3442대→111만6907대) 줄어든 것에 비하면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국산차와 수입차 전체에서 경유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3.7%에서 17.5%로 하락했다. 판매되는 차량 종류도 줄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 5곳이 판매한 경유 승용차 모델은 25종에서 23종으로, 수입차는 127종에서 104종으로 줄었다. 경유차가 빠져나간 자리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등 친환경차가 채우고 있다.
2015년 폭스바겐 경유차의 배출가스 조작 이후 경유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경유차가 대세였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중대형 차량들도 휘발유 엔진을 얹거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해 판매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경유차의 장점이던 힘과 연비가 덜 부각되고 있고, 최근 요소수 부족 사태로 인해 앞으로 경유차 운행에 불편이 클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승용차 부문에서는 경유차의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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