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까지 요소수가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레미콘 운반 차량의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어요.”
중견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9일 뉴시스 취재진에게 “요소수 재고를 확인한 결과 앞으로 한 달을 버티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레미콘 운반 차량 두 대 중 한 대 꼴로 요소수가 필요하다”며 “요소수 수급도 원활하지 않고, 가격도 너무 많이 올라서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시멘트·레미콘 업계가 요소수 품귀 사태로 비상이다. 요소수가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건설현장에 필요한 시멘트·레미콘의 제조와 운반 등 전 과정에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멘트와 골재 등을 운반하는 덤프트럭과 레미콘을 건설현장으로 옮기는 레미콘 운반 차량이 원활하게 운행하기 위해서는 요소수가 필수다. 하지만 최근 요소수 품귀 사태가 가시화하면서 시멘트·레미콘의 제조 중단은 물론, 건설현장도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한국시멘트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업계가 사용하는 요소수는 일 423t(월 1만2690t)으로, 연간 약 15만4000t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시멘트업계는 각 회사별로 요소수 수급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달 말까지는 제품 생산 설비가 가동 중단되는 사태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요소수 품귀 사태가 장기화하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현재 시멘트를 대량 운반하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가 2700여대가 운행 중이다. 이중 약 80%에 해당하는 2200여대가 요소수를 사용하고 있다. 요소수 사용 차량이 전면 운행 중단될 경우, 건설현장으로 시멘트 운송은 5분의 1 수준(요소수 미사용 차량 약 500여대만 운송 가능)으로 급감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일부 운송사에서는 요소수 부족으로 시멘트 운송 중단 가능성을 고지했고, 요소수를 많이 투입해야 하는 장거리 운송 대신 근거리 운송에 집중하고 있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시멘트 운송업체는 이달 말 요소수가 완전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후에는 시멘트 수급 중단이 불가피하고, 대체 수입이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시멘트 수급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최대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레미콘 업계에서도 운송 중단 등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유가 상승에 요소수 품귀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레미콘업계는 요소수 품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레미콘 운반 차량 운행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중소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요소수 품귀 사태가 이어지면 레미콘 운송이 중단되는 것은 물론, 공장 문까지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며 “중소 레미콘 업체의 운반 차량은 대부분 지입차량으로, 기사 개인이 요소수를 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요소수 품귀 사태로 요소수 가격이 평소보다 5~10배 인상됐다. 기존 10ℓ에 1만원 안팎이었으나, 현재는 최대 10만원 이상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또 지역과 주유소별로 가격도 제각각이다 보니 요소수 수급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또 다른 레미콘 업체 관계자도 “최근 유가 인상에 요소수 가격마저 급등하다 보니 장거리 담당 운반 차량 일부를 멈춰 세웠다”며 “요소수를 구하기가 너무 어렵고, 업계 차원에서 요소수를 수급할 방법도 없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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